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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는 매력적이야 - 이유정 학우(시각디자인과 1)
등록일
2019년06월19일 09시00분
세상에는 피부색, 사상, 성격, 종교 등 많은 부분에 있어 나와 다른 사람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사람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다름을 다르다는 것 자체로 포용해야 한다고 교육받았지만, 사실 나와 너무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거부감을 느껴본 경험이 한두 번 정도는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심지어 학창시절에 누군가 단순히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그 아이를 매도하거나 혹은 그것을 방관했던 적이 있지는 않았냐고 묻고 싶다.
여기 세미라는, 어딘가에 살고 있을지 모르는 한 친구가 있다. 세미는 백조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이다. 세미의 날쌘 머리칼은 애쉬 그레이빛 헤어 베이스에 초코 브라운색 브릿지로 물들어있고 뻥튀기만 한 통의 교복 바지에 민소매 카라티는 세미에게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정체성을 부여하는 일등 공신이다. 외형이 유별나고 자신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세미는 자기 자리에서 자습을 하는 민준이에게 불쑥 찾아가서 말을 건다.
“안녕 민준아!”
“안녕 세미야.”
“그거 알아? 우리 아빠 내일 눈썹 문신 리터치하러 가셔.”
“으응… 그렇구나… 하하…”
세미의 일방적인 일상 통보에 민준이는 당황스러워했다. 아무래도 민준이는 세미의 일상에 대해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 모양인지, 말끝을 흐리고 시선을 사선으로 돌렸다. 그런 민준이의 행동에 세미는 서운한 마음이 들어 기분전환을 하고자 매점으로 갔다. 음식을 먹는 속도가 느린 세미는 닭가슴살 맛 빵을 집어 들고 1분에 한 입 속도로 느릿느릿 빵을 먹었다.
그런데 마침 매점 옆을 지나가던 민준이는 빵을 다 먹은 세미가 다른 친구들과 수학 시험 문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걸 보게 되었다.
‘어떻게 세미와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거지? 세미는 뜬금없이 와서 자기 할 말만 하고 가는 애라 대화를 할 수가 없던데’
세미는 친구들과 어떻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는 걸까? 일단 자기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세미의 특성상 “혁아, 수학시험 잘 봤어?” 등의 말로 대화를 시작하진 않았을 터였다. 높은 확률로 세미가 먼저 눈썹 문신 얘기를 꺼냈고 이후로는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갔을 것이다. 세미의 친구들은 민준이와 다르게 눈썹 문신 이야기 정도로 대화가 끊기게 놔두지는 않았으리라.
객관적으로 보자면 이런 것이다. 세미가 구축한 자신의 사회의 형태는 이렇다고. 대다수의 사람은 민준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그야말로 평범한, 사회의 척도로써 자리 잡은 김민준 학생. 김민준 학생같은 사람들이 가진 평범함이 나쁘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다만 ‘민준 학생은 민준 학생이고 세미 학생은 세미 학생이다’를 말하고 싶을 뿐이다.
왜 보통 우리는 세미를 이해할 수 없거나 싫어하게 되는 걸까? 머리 색깔이 현란해서? 세미는 현란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그러면 옷을 잘 입지 못해서? 필자도 싫긴 하지만 세미가 좋아하는 옷인데 별수 있나. 그렇다면 자기 얘기하는 것만 좋아해서? 자기 얘기하는 것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변을 둘러봐도 충분히 많으며 혹은 그게 자신일 수도 있다.
필자가 세미라는 인물의 특징을 좀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서술한 것도 있지만 세미는 ‘평범하지 않음’을 상징한다. 다시 말하면 평범한 민준이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그게 바로 평범함과는 동떨어진 세미들이라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평범하지 않음’이라는 영역에 안착하는 것을 왜 그렇게 두려워하며, 왜 평범이랑은 동떨어진 사람들과 거리를 두거나 배타로 일관하는 것일까?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다양한 요인들이 있긴 하겠지만 역사적으로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항상 존재해왔다. 예컨대 전 세계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왼손잡이들은 차별의 역사도 상당히 길다. 고대에는 오른손에 관련된 단어는 있었으나 왼손에 관련된 단어는 없었고, 훗날 왼손에 관련된 단어가 생겼지만 불경 혹은 불손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우리 부모님 세대는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수저를 사용하면 영문도 모른 채 야단을 맞기 일쑤였고, 덕분에 울며 겨자 먹기로 오른손을 사용해야 했다. 지금에 와서는 아득히 먼 옛날의 얘기로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사례는 지금의 우리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서 앞으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할 시간을 줄 것이다.
다르다는 것은 결코 나쁘거나 틀린 것이 아니며 존중받아야 마땅한 개개인의 특성이다. 세미가 밥을 느리게 먹거나 옷을 잘 입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이 세미가 비난받아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없고, 민준이처럼 세미와 대화를 이어나가는 데 불편함을 겪는 친구들이 그릇된 것도 아니다. 세미의 친구들도 세미와 완전히 같은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혹은 세미를 완전히 이해하기 때문에 세미와 어울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세미와 공통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들은 세미를 세미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세미만의 매력에 이끌려 친구라는 관계로 발전해나간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구에는 70억의 사람들이 있는 만큼 개인의 서로 다른 매력 또한 70억 가지일 것이다. 70억이나 되는 사람 중에서 끌리는 매력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다지 끌리지 않는 매력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만큼 나와 다른 사람을 무조건 배척하려고 하기보단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 그들을 수용한다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모두 다른 개성으로 구성된 서로 다른 인간관계야말로 사람을 이끄는 힘인 매력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구학보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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