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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가 두고 간 온기-이세희 학우(유아교육학과 3)

등록일 2026년11월06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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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낯선 사람의 작은 친절이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한다. 나에게도 그런 온기를 느꼈던 두 번의 순간이 있다. 얼마 전 모란역 부근을 지나던 중 도로를 청소하고 계신 환경미화원 한 분을 보았다. 평소 당연하게 지나쳤던 깨끗한 거리가 누군가의 수고로 만들어진다는 생각에 그 모습이 눈에 밟혔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탓에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 가지고 있던 빵을 건네며 늘 깨끗한 거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잠시 후 버스를 기다리던 내게 환경미화원분이 다시 찾아오셨다. 손에는 찐 옥수수 세 개가 들려 있었다. 괜찮다며 사양했지만 “이건 제 선물이니 받아주세요”라며 내 손에 쥐어주셨다.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옥수수를 나누어 먹으며 내가 건넨 작은 마음이 또 다른 친절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평범한 찐 옥수수였지만 그날만큼은 유난히 특별하게 느껴졌다. 작은 친절 하나가 또 다른 친절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또 다른 온기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만났다. 혼자 근무하던 어느 날, 한 손님이 내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사과했지만 모욕적인 말은 계속됐고, 처음 겪는 상황에 결국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그때 가게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나를 위로해주었다. 천천히 진정하고 음료를 만들어도 괜찮다는 말도 건넸다.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힘든 순간 건네받은 몇 마디는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날의 힘들었던 기억보다 오히려 나를 걱정해주던 사람들의 다정한 말이 더 오래 남았다. 아무런 의무도 없는 낯선 사람들이 건넨 위로였기에 더욱 고마웠던 것 같다. 한 번은 내가 먼저 건넨 마음이 찐 옥수수가 되어 돌아왔고, 또 한 번은 이름 모를 사람들의 말 한마디가 힘들었던 나를 위로해주었다. 두 경험의 모습은 달랐지만 결국 내게 남은 것은 같은 온기였다.

 

우리는 상처받았던 순간을 더 쉽게 기억하지만, 그 사이에는 누군가가 남기고 간 작은 친절도 존재한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때로는 상처받고 무너지는 순간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누군가의 사소한 배려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두 번의 경험을 통해 차갑게만 느껴지는 세상에도 여전히 따뜻한 마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쩌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작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나도 일상 속에서 그런 온기를 발견하고, 누군가의 힘든 하루에 작은 온기를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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