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문화사는 70여 년 동안 양서 출판의 길을 꾸준히 걸어오며 한국 지식문화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그 중심에 설립자의 창업정신을 이어받아 출판의 길을 지켜온 임미영 대표가 있다. 신구문화사의 철학은 오늘날 신구대학교의 교육 이념으로 이어지며 ‘출판에서 교육으로’라는 아름다운 계승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임 대표를 만나 신구문화사의 정신과 여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먼저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관현악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에서 음악교육 전공으로 교육학 석사를 취득했습니다. 1995년부터 신구문화사의 대표로 출판과 예술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2019년〈식물원 길에서 만난 꽃〉, 2023년〈꽃·나무·풍경·사계, 그림 속 세상〉, 2025년〈행복을 품은 그림전〉등 개인전을 통해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선보였고, 여전히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신구대학교 교정을 거닐며 이곳을 거쳐 간 신구인들을 떠올리고,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 또한 저에게는 큰 즐거움입니다.
다음으로 신구문화사에서 이룬 교양과 지식이 우리 대학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물었다.
신구문화사는 1951년 설립 이후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도 출판을 통한 교양과 지식의 보급을 사명으로 삼았고, 이러한 정신이 훗날 신구대학교의 건학이념으로 이어졌습니다. 출판을 통해 다져진 콘텐츠 제작 역량과 학문적 네트워크, 그리고 실용적 교육 철학이 대학의 교육 시스템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신구대학교의 전통인 인문학적 소양을 중시하는 교양과정, 실무 중심의 교육콘텐츠 개발, 출판·디자인·미디어 분야의 특성화 교육 등은 신구문화사의 경험이 교육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든 결과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성을 함께 추구한 출판의 정신이 신구대학교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신구문화사에서는 주로 어떤 종류의 책을 만들어 출판하고 있는지 물었다.
신구문화사는 설립자 우촌 이종익 박사님의 뜻에 따라 국문학 전문 출판사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국어국문학과 인문학 관련 서적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1970년대까지 전집 중심의 기획물을 주로 출간했습니다. 1980년대 이후 문학과 역사, 민속, 순수과학, 기술과학, 경제·경영, 취미·실용, 한국어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출판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현재 ‘한국어교육 연구총서’와 ‘신구 한국어교육선서’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으며, 역사와 문화 분야의 저작을 ‘역사문화연구총서’로 엮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자연생태 시리즈’와 차별화된 여행 가이드북, 지구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서 등도 꾸준히 출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구대학교의 전공 교재와 교양 교재를 발간하여 교육과 출판을 긴밀히 연결하고 있습니다.
많은 출판사가 사라지는 가운데 신구문화사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물었다.
출판계는 지금 매우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매년 수많은 출판사가 생겨나고 또 사라지지만, 신구문화사는 다행히 긴 세월 동안 명맥을 유지하며 독자와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독자의 사랑과 설립자의 창업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인문학 중심에서 자연과 여행, 생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전통적인 서적을 전자책으로 옮기며 새로운 독자층과의 접점을 확장하고, 전통적인 서적을 전자책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독자층과 접점을 넓혀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지켜온 것은 ‘독자 중심’의 철학입니다. 변화에 힘쓸리지 않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꾸준히 지켜가며, 신뢰를 바탕으로 출판을 이어왔기에 신구문화사가 긴 세월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 설립 75주년을 맞이하는데 특별한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신구문화사는 1951년 설립 이후 7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한국 지식문화의 한 축을 담당해 왔습니다. 설립자 우촌 이종익 박사님께서 출판을 통해 우리 문화와 나라 사랑의 뜻을 전하고자 하셨던 그 정신을 이어받아 저 또한 그 길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년 75주년에는 특별한 기념행사보다 지금까지 이어온 양서 출판의 전통을 계속 이어가며, 독자의 기억에 남는 책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전문 분야의 뿌리를 단단히 하며 감동과 울림을 주는 책을 만드는 일이 앞으로도 지켜야 할 길입니다.
신구대학교식물원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게 된 동기와 좋은 추억에 대해 물었다.
저는 20년 넘게 매주 일요일 오후 3시경 신구대학교식물원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재능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식물원을 자연과 음악, 그리고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입니다. 오랜 시간 출판에 매달리며 잠시 잊고 지냈던 음악의 기쁨을 다시 찾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꽃과 나무 사이를 거닐며 선율을 듣는 관람객들이 “자연 속에서 들은 음악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고 말할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이 공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으며, 제 연주가 식물원의 자연과 어우러져 관람객에게 마음의 치유와 평안을 전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대학이 개교 75주년이 된다면 어떤 모습이 되길 바라는지 물었다.
신구대학교의 75년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잠재력을 사회 속에서 실현할 수 있는 진정한 미래형 대학이 되길 바랍니다. 인공지능, 친환경, 문화콘텐츠 등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학생이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 발전의 중심이 되고, 학교의 기술과 지식이 지역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상생의 캠퍼스로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신구대학교는 직업교육을 선도하는 전문대학으로서 교육 혁신과 산학 협력 강화에 힘쓰고 있으며, 교내 식물원과 자연 친화적 캠퍼스 환경 속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실무 중심 교육과 융복합 전공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며, 국내외 협력을 확대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대학으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끝으로 신구인들에게 전할 말이 있는지 물었다.
신구인 여러분, 지금 이 시간은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시기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과 경험은 단순히 시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자신 있게 나아가기 위한 기초 체력이 됩니다. 때로는 진로에 대한 불안이나 관계의 어려움, 학업의 부담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여러분은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힘을 키우고 있습니다. 신구대학교가 추구하는 실용과 창의의 정신을 마음에 품고, 배운 것을 세상과 나누며 따뜻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 주십시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신구대학교의 미래이자 자랑입니다. 언제나 자신을 믿고 도전하는 마음을 잃지 않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한예빈 기자 smilebloomyebin665@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