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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공부만 하러 오는 곳이 아니다”-김성호 교수(물리치료학과)

등록일 2023년06월28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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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일도 제대로 하기 힘든 세상에 그것도 바쁜 교직생활 가운데 시간을 쪼개 또다른 의미를 찾는 그런일을 누가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359호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우리 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이면서 유튜브를 운영하고 계신 ‘피곤한’김성호 교수님을 만났다. 먼저 교수님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렸다.                                                                                  

 

“안녕하세요. 저는 2009년부터 신구대학교 물리치료학과에서 해부학, 근골격계 질환별 물리치료학, 심호흡계 물리치료학을 강의하고 있고, ‘피곤한 김교수’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호라고 합니다.”

 

평소 강의 준비만 해도 할 일이 많으실 텐데 유튜브도 하고 계시는 교수님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교수님께 ‘피곤한 김교수’라는 유튜브 채널이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로 운영되는지 물었다.

 

“제 채널은 기본적으로 신구대학교 물리치료학과와 학교를 홍보하기 위해서 시작했습니다. 제가 학교에 교수로 온 지 벌써 15년째가 되어가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졸업한 제자들과 재학생들을 많이 연락하고 만나는 편입니다. 제자들과 만나서 밥 먹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았지만 문뜩 제가 학생들에게 진로에 대한 얘기를 직접 하는 것보다 실제 임상에서 근무하는 선배들의 얘기를 학생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졸업한 동문들에게 부탁해 물리치료 각 분야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과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는 콘텐츠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영상을 찍다 보니 지금은 졸업한 제자들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추억 만들기가 되었습니다. 그 밖에 제 수업 관련 콘텐츠와 재학생들과의 학교 및 학과 생활에 대한 소소한 브이로그 형태의 콘텐츠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는 게 쉬워 보이지만 의외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아 쉽지 않을 것이다.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했다.

 

“제가 2년 전에 학교의 발전기획팀장이라는 보직을 하고 있었는데 담당 업무 중 학교 발전계획수립과 함께 대학 홍보 업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학교의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홍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학교 SNS 홍보를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되면서 학교 인스타그램도 신설했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유튜브 운영이었습니다. 이것저것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마침 여름방학에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에서 유튜브 전문가 선생님께서 지금 생각하면 약간 속은 거 같은 “편집 없이 그냥 찍어서 올려도 훌륭한 콘텐츠가 된다”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 말에 용기를 얻어서 저라도 먼저 학교 관련 유튜브를 시작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하시면서 교수님 나름대로의 개인적인 목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것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지 물었다.

 

“목표라고 하기에는 좀 거창합니다. 우리 대학교 물리치료학과는 전국에 있는 80여 개의 물리치료학과 중 가장 역사가 긴 학교입니다. 그리고 물리치료 분야의 명문이었는데 최근에 4년제 대학들이 많이 생기면서 요즘은 그 위상이 예전보다는 살짝 내려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 학과를 좋게 만들까 고민하게 되었고 남들보다 뛰어나기는 정말 어렵기에 남들과는 다른 차별점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작은 목표는 신구대학교 물리치료학과만의 ‘SOUL’을 만드는 것입니다. 즉 ‘신구대학교 물리치료학과’ 하면 모든 사람이 떠오를 수 있는 차별점을 만들어 보자는 겁니다. 학교가 물리치료사 면허를 따기 위한 학원 같은 곳이 아니라 학교에 오면 사랑하는 선·후배와 동기들 다정한 교수님들이 있고 신나는 강의가 있는 놀이터(PLAYGROUND)와 같은 곳으로 만들어 오기 싫은 학교가 아닌 정말 오고 싶어서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신구대학물리치료학과라는 멋진 SOUL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늘 학생들에게 “학교는 공부만 하러 오는 곳은 아니다”라고 얘기합니다. 이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더 실감하게 되었고 지식 습득은 이제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학생들에게 학업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관계를 맺고 행복한 추억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강의도 예전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좀 더 학생들이 더 재밌게 참여하고 함께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늘 제 강의도 끊임없이 조금씩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제 강의에서 이론 부분은 거의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실제 강의 시간에는 학생들과 함께 직접 몸으로 움직여보고 생각하고 참여하는 수업을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우연의 일치처럼 예전에는 저희 학과 편입생들이 체육전공자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지방 4년제 물리치료학과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든 편입생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물리치료학과 지망 학생들이 꼭 오고 싶은 학과로 만들고 싶습니다. 함께 참여하는 즐거운 수업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PLAYGROUND SHINGU’를 꼭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대학교 물리치료학과에 차별점을 두어 관련 학과를 희망하는 학생이 오고 싶도록 하는 대학을 만들고 싶어 하시는 교수님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유튜브는 레드오션이며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하다. 교수님의 유튜브를 시청했는데 콘텐츠가 다양하고 재밌어서 매 순간 다른 콘텐츠를 찍는 게 신기해 어떻게 좋은 아이디어를 내시는지 물었다.

 

“사실 졸업한 제자들 인터뷰가 대부분이어서 다양성을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재학생들과 수업 관련 콘텐츠를 좀 더 확대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저희 물리치료학과에는 20살부터 50대까지 아주 다양한 연령층과 다른 학과에 비해 타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많습니다.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과 재능이 많은 친구들이 많아서 그 학생들과 좀 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고 학생들과의 재밌고 소소한 일상 브이로그도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졸업한 제자들이나 학생들이 먼저 아이디어를 보내주기도 합니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하고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재밌는 콘텐츠를 구성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하시는 교수님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유튜브를 하면서 어떤 고충이 있는지 물었다.

 

“고충보다는 먼저 고마운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요. 많은 사람들한테 자기 얼굴이 노출되는 게 쉽지 않은데 선뜻 출연해 주신 모든 분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제일 어려운 게 영상편집인데 졸업한 제자들과 재학생들이 정말 고맙게도 자원봉사로 참여해 주시고 제 유튜브 채널 스킨과 로고도 학생들이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 유튜브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충보다는 이 자리를 빌려 제 유튜브를 운영하는 데 도움을 주신 사랑하는 제자들과 학교 관계자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은 물리치료학과에서 형, 동생 관계처럼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시는 교수님으로 유명하다. 학생들과 서슴없이 지내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은데 친하게 지내면 좋은 점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다.

 

“제 유튜브 채널의 시그니처 질문이 있습니다. 콘텐츠 맨 마지막에 ‘000에게 피곤한 김교수란?’이란 질문인데 출연하신 분들이 가장 많이 해주시는 말씀이 “교수 같지 않다”라는 말입니다. 대부분 대학 교수님은 좀 다가가기 어렵고 힘든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대학 생활을 정말 행복하게 보냈는데 아쉽게도 교수님들과의 추억은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2009년도에 학교에 처음 임용되었을 때 솔직히 걱정이 많고 두려웠습니다. 나보다 더 훌륭하고 똑똑한 분들이 많은데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게 맞는 건가 하는 걱정이 많았고 마침 친한 선배가 “자기 생각엔 똑똑한 순서대로 교수를 뽑는 거 같지는 않고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을 뽑는 거 같다. 그러니 너의 역할을 찾으라”는 격려에 “그럼 나는 어떤 교수가 될까?”라고 곰곰이 생각하다 “학생들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관심을 베푸는 교수가 되자”라는 마음을 먹고 지금까지 그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의 가장 큰 행복 중에 하나가 졸업한 제자들과 언제든지 허물없이 만나서 진로, 취업, 연애, 인생 얘기들을 나누고 경조사에 참여해서 행복과 슬픔을 함께하고 도움이 필요한 제자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주고 퇴근 전에 도서관에 들러서 사랑스러운 우리 학과 학생들을 만나고 체력단련실에서 제자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입니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겐 가장 행복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늘 학생들에게 “어떤 교수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저 스스로 하면서 학생들을 사랑하고 먼저 다가가는 가슴 따뜻한 교수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심이 담긴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사람을 바꿀 수 있고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나눔을 베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생활이 힘들고 다소 어려운 학생들도 관심과 사랑으로 차츰차츰 적응하고 성장해서 멋진 물리치료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저 또한 아주 행복한 대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물리치료학과는 단합력이 높기로 유명하고 백마체전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물리치료학과의 높은 단합력 비결이 궁금했다.

 

“백마체전이 예전보다는 열기가 식은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 학과도 체전이 자율참여로 바뀌어서 분위기가 예전보다는 달라졌는데요. 그래도 늘 학생들에게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회가 선·후배들과의 좋은 관계를 만들고 정말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그래서 꼭 참여해서 즐기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2009년부터 체전 연습 기간과 백마체전 동안 운동장을 누비며 학생들 사진을 찍어서 영상으로 편집해서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보여주면서 단순한 체육대회가 아닌 축제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였고 무엇보다 스스로 원해서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우승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축구 같은 경우에는 선수 출신 학생들이 있어서 도움을 받는 것도 무시할 수 없지만 가장 큰 원동력은 학과 선후배들과의 축제 한마당이라는 인식이 더 중요한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리치료학과의 단합력의 비결을 드디어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신구대 재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렸다.

 

“사랑하는 신구대학교 재학생 여러분! 학교는 공부만 하러 오는 곳은 아닙니다. 졸업하기 전에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시고 동기, 선·후배들과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드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아시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진선영 기자 sunyoung21@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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