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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과 방사선 - 방사선과 김현수 교수

등록일 2017년01월09일 10시59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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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교수 (방사선과)
18951125일 어두운 빛에서 우리 인류에게 지대한 업적을 남긴 사건이 일어났다. 1901년 제1회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뢴트겐이라는 과학자는 암실에서 실험 중 X선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이날 이후 방사선이란 이름으로 필요한 곳에서는 많은 환영을 받고 있지만, 방사선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디가 아파요? 방사선 검사해 볼게요! 이쪽도 아픈데 여기도 검사해 보면 안 될까요? 환자 주문형 방사선 촬영?! X선을 촬영하고 나면 모든 병이 나을 것 같은 시절이 있었다. , X선 필름 한 장에 아픈 서러움을 달래주던 병원 응급실의 풍경을 기억하고 있다. 현상기에서 막 나온 필름을 들고 혹시나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을까 백열등에 비추어 검고 하얗게 만들어진 필름을 판독한다. 환자는 의사들의 눈빛을 바라보며 안도의 숨을 쉬거나, 한순간 그의 입에서 나오는 한 마디에 허겁지겁 뒤쫓아 응급실로 달려온 가족들과 함께 하늘이 무너질 듯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병원 응급실에서 한 장의 방사선 사진에 의해 일어나는 풍경이 있었다. 지금은 디지털영상으로 바뀌어 모니터에서 영상을 관찰하지만 말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방사선에 대한 이야기이다.

방사선은 X선을 비롯하여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등을 이루는 말이다. 주로 의료용으로 이용하는 방사선은 X선과 감마선이다. 방사선은 우리들의 생활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20084월 우리나라 최초의 이소연 우주인의 식량 중에도 방사선을 이용해 살균 처리된 식량이 포함되었고, 우리나라 식품 중에서 마늘, 감자, 홍삼 제품류 및 2차 살균이 필요한 환자식 등 26종에서 저장성 향상과 살균 처리를 위하여 방사선 조사를 허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마시는 음료의 생산 공정 중에서도 적정한 용량의 음료가 담겨 있는지 체크하기 위하여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공정이 숨어 있다. 이런 공정을 거친 식음료는 방사선에 오염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다. 자연적으로 지구의 1인당 피폭선량을 평균으로 했을 때 일상생활 속에서 1년에 2.4밀리시버트(mSv)라는 자연방사선에 노출되고 있고, 화강암이 많은 우리나라는 조금 높은 3.1밀리시버트에 노출되고 있다. 고도나 자외선이 강한 지역이나 국가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자연방사선에 노출된다. 예로 인도의 케르알라 해변은 15밀리시버트, 이란의 람사도시는 최대 400밀리시버트에 노출되고 있다고 한다.

그럼 자연 방사선은 얼마나 많은 양일까? 일반적으로 건강검진 시 흉부 방사선 촬영을 많이 하는데 촬영 시 약 0.3밀리시버트의 의료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다. 그렇다면 1년에 약 흉부 방사선 8회 정도 촬영하는 방사선에 노출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많은 양일까? 아니면 적은 양일까? 일반인들은 방사선의 위해성에 여부에 대하여 다양한 정보에 접하고 있다. 그래서 건강검진 시에 시행하는 흉부 방사선 촬영을 하는 것을 많이 두려워하기도 한다. 방사선은 어떠한 경우라도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건강 검진시의 방사선 촬영은 건강검진을 하지 않아 앓고 있는 병을 찾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스트레스보다 훨씬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방사선은 필요악()이다. 또한, 방사선의 이용은 우리의 선택이면서 현재 및 미래의 생존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의학적으로 이용하는 방사선의 사용이 너무 우리에게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데 한쪽에서는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방사선에 의한 노출이 증가할까 봐 걱정스런 의견이 많이 대두되고 있다.
 

대부분의 방사선 영상 검사가 의료보험이 적용되면서 촬영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그중에서 방사선 노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CT촬영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CT촬영으로 환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은 검사부위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6~8밀리시버트의 선량에 노출된다. 이와 같이 CT촬영도 일반 흉부촬영보다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지만 이 검사로 인해 얻는 진단적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방사선의 노출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진단을 위해 사용하는 방사선, 다시 말해서 병원에서 이용하는 의료 방사선은 우리 인체를 생물학적 변화를 초래할 만큼의 강한 방사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방사선을 이용한 검사 기회가 많다고 하면 노출주기를 조절함으로써 인체에 대한 위해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최근의 의료 장비는 방사선 촬영 시 각 개인에 대한 방사선 노출의 정도를 체크하여 방사선 영상과 함께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 주기별 얼마의 방사선에 노출되었는지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주치의가 재검사 시 이를 참고해 방사선 노출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위험성 있는 인체 노출을 걱정할 필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의료방사선 장비를 직접 다루거나 관련 업무에 종사하여 방사선 노출량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방사선 관계종사자는 2015년 기준 약 75천여 명 정도이다. 방사선 관계 종사자에게는 개인피폭선량계를 이용하여 방사선 장비 조작 및 관련 업무 시 받는 방사선 노출을 정기적으로 검사하여 불필요한 방사선의 노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개인피폭선량계의 착용은 학교 실습에서부터 지급하여 관리하게 되어있다. 방사선 발생 장치에 대한 안전관리는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교육과학기술부 산하기관인 원자력 안전기술원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교육용 방사선 발생 장치는 원자력안전법에 의하여 관리 감독을 받아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방사선 장비의 운용을 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과정 중 실습에 임하는 학생들도 의료기관 종사자와 같이 개인피폭선량계를 착용하고 실습에 임해야 하고, 그 피폭선량을 판독하고 관리해야 한다. 적은 양의 방사선이지만 초기부터 불필요한 방사선에 의한 노출부터 관리함으로써 대국민 방사선 노출지수를 낮추려는 것이다.

방사선은 관리의 대상이다. 방사선은 남용되어서도 안 된다. 필요한 곳에 철저한 관리하에 이용된다면 원자력 발전소와 더불어 산업 및 농업분야, 그리고 의학적 분야에서 인류의 건강한 삶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라고 본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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