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의 학부 체계는 지난 20년간 큰 틀의 변화 없이 유지해 왔다. 초기에 학과 간 유사성과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해 6개 학부로 구성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산업 구조와 사회 환경이 급변하고 학과 명칭과 전공 내용이 확대·변화하면서 기존 체계는 현실과 점점 괴리되고 있다.
우리 대학은 개교 이후 학문 중심의 학과 운영 구조로 전문 직업인을 요구하는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유사 학과 간 교육과정과 시설의 중복으로 구조 개선이 필요했다. 지난 2000년에 3차 산업 중심의 24개 학과를 직무 중심 교육으로 전환하고, 교육 내용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산업디자인, 생명환경, 영상미디어, 사회복지, 보건, 건설정보 등 6개 계열로 구분하였다.
그러나, 2015년 이후 학과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학과 간 통폐합과 학과 신설로 학부 간 구성의 불균형이 심화되었다. 어떤 학부는 3~4개 학과만 포함된 반면에 다른 학부는 8~9개의 전공으로 구성되었고, 일부 학부의 경우 다소 다른 전공들이 묶이면서 전공 간 연결성과 운영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따라서, 매년 폐과와 학과 신설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학사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이 지난 학부(계열) 구조는 재검토되어야 한다. 교육환경의 변화와 구조개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학부 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 더 이상 과거 산업 분류 기준에 얽매인 학부의 명칭과 학과 배치는 시대적 인식을 반영하지 못한다. 첨단영상,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바이오 헬스, 스마트 시스템 등 미래를 이끌 핵심 산업 기반으로 전환이 요구된다. 이것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나 조직 정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학의 중장기적 경쟁력과 교육철학을 반영하는 전략적 선택이 되어야 한다.
학부 개편의 방향으로 첫째, 학과 간 연계성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학부 명칭은 구성 학과의 핵심역량과 미래 산업 지향성을 담아야 하며, 셋째, 학과 수와 규모의 균형을 고려하여 구성원 간 소속감을 높이고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넷째, 우리 대학의 특성화 전략이 학부 구조에 자연스럽게 반영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산업과 직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가 요구된다.
우리 대학의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진행되어 오고 있다. 학부 체계는 단순한 행정 구조를 넘어, 대학의 교육 철학과 미래 비전을 상징하는 핵심 틀이다. 신구교육 50년의 역사 속에 ‘신구비전 30년’의 추진으로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으로 전환해 왔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미래의 도전 앞에 먼저 준비하고, 과감하게 계획을 실천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