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뜨거운 햇살 속에 아름다운 청춘의 이야기는 이어지고
지난 여름날 추억은 월매기에 흐르는 한 척의 배처럼 떠나가네
광한루는 전라북도 남원시에 위치한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누각으로, 고려 시대에 지어진 ‘광통루’에서 유래하였다. 이 누각은 선계(仙界)인 달의 궁전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를 본떠, 인간 세계 속의 이상향을 표현한 건축물이다.
광한루는 조선 후기 고전소설 『춘향전』의 주요 배경으로,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 장소이기도 하다. 『춘향전』에서 이몽룡(이도령)은 남원부사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 남원에 내려온다. 그는 남원의 명승지 광한루를 찾았다가, 그네를 타고 있는 성춘향을 처음 만나게 된다. 춘향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이몽룡은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두 사람은 진실한 사랑을 맺는다.
광한루 앞 연못은 ‘월매기(月梅沂)’ 또는 ‘완월정(玩月亭)’이라 불리며, 성춘향의 어머니 ‘월매(月梅)’의 이름이다. 매일 밤 달(月)과 매화(梅)를 상징하는 ‘월매’는 광한루의 달빛과 어우러져 신비롭고 낭만적인 선경이 펼쳐진다. 매년 광한루에서 춘향제가 열리며, 이곳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사랑 이야기가 피어나는 이상향이자 꿈과 현실을 잇는 경계의 공간이다.
광한루는 단순한 역사 유적지를 넘어, 선계의 달빛 아래에서 영원한 사랑이 꿈틀대는 공간이다. 이곳에 오늘도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가 은은히 달빛에 실려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