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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특집] 법의 빈틈을 노린 악법에서 새 법으로

등록일 2026년04월17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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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는 법의 취지를 벗어나 이를 교묘히 악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해 왔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을 넘어 사회 전반의 신뢰를 저해하고, 법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특히 법의 공백이나 집행 과정의 미비를 이용한 사례들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이를 계기로 제도 개선과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지는 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오늘은 몇 가지 사례로 악법이 새 법이 된 경우를 알아보자.

 

혹시 너도? 아 나도 전세 사기

대표적인 사례로는 전세 보증금을 둘러싼 전세 사기를 들 수 있다. 일부 임대인들은 다수의 주택을 매입한 뒤 이를 담보로 과도한 대출을 받고, 세입자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했다. 기존에는 임차인이 피해를 입더라도 소송과 강제집행 절차가 길고 복잡해 실질적인 구제가 어려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전세 계약 신고 의무를 강화하고, 보증보험 가입을 확대했으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금융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러한 조치는 임차인의 권리를 보다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하다하다 이제 기업에서도

기업에서도 법의 악용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부 사업주는 법인 제도를 이용해 채무를 회피하거나 책임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피해를 유발해 왔다. 예를 들어 부실기업을 의도적으로 폐업한 뒤 유사한 구조의 새로운 법인을 설립해 동일한 영업을 이어가는 경우, 기존 근로자와 협력업체는 피해를 떠안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에 대해서는 책임을 확대 적용하는 법 해석을 강화하고, 악의적인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한 형사 처벌을 강화했다. 또한 체불 임금에 대한 국가 선지급 제도를 확대하는 등 피해자 보호 장치도 보완됐다.

 

성스런 노동 현장에서 무슨 일인가요?

노동 시장에서는 근로자 지위를 둘러싼 법 악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일부 기업은 근로자를 프리랜서나 특수고용직으로 분류해 법적 의무를 회피했고,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퇴직금, 사회보험 등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근로 형태의 실질을 기준으로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례를 축적해 왔으며, 정부 역시 특수고용노동자의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랫폼 노동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별도의 법 제정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어, 변화하는 노동 환경에 맞춘 제도 정비가 진행 중이다.

 

부동산은 안전할 줄 아셨나요?

부동산과 세금 분야에서도 다양한 악용 사례가 존재한다. 분양권 전매 제한을 피하기 위한 명의신탁, 실제 거래가보다 낮게 신고하는 일명 다운계약서 작성 등은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조세 정의를 훼손하는 대표적인 행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실거래가 신고 제도를 강화하고, 위반 시 과태료와 형사 처벌을 대폭 상향했다. 더불어 거래 데이터를 전산화하고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불법 행위를 사전에 적발하려는 노력도 늘어나고 있다.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

최근에는 온라인 환경에서의 법 악용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허위 정보 유포나 악성 댓글을 통한 명예훼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법적 기준이 모호하거나 대응 속도가 느리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정보통신망 관련 법률 개정과 수사 체계 개선을 통해 점차 대응력이 강화되고 있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에게 일정한 책임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되면서, 이용자 보호 장치도 확대되고 있다.

 

이제 다시 살아 숨 쉴 수 있는 법으로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난 법 악용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제도의 빈틈을 이용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이 사회적 논의를 거치며 드러날수록, 입법과 정책은 보다 정교해지고 실효성을 갖추게 된다.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방과 피해 구제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결국 법은 고정된 규범이 아니라 사회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보완되어야 하는 살아 있는 체계다. 과거의 악용 사례는 제도의 한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더 나은 법을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앞으로도 새로운 유형의 악용이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이를 신속하게 반영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법의 신뢰성과 공정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도연 기자 dentdy23@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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