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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연속인 매일, 만약에 그랬더라면?

-현명한 선택을 준비하는 학우들에게

등록일 2021년09월15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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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선택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결과다. 따라서 우린 매 순간마다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한다. 매번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가보지 못한 길을 생각하며 후회해 본 경험이 다들 한 번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평행우주가 존재해 선택하지 않은 길을 택한 자신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번 344호 기획좌담에서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학우들을 위해 준비했다. 세상에는 정답이 없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현명한 결정을 해 후회 없이 지내기를 바란다.

1. 만약 우리 대학의 본인이 전공하고 있는 학과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박지선 학우(치위생과 3)
저는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잠시 쉬는 것을 권해서 휴학을 했었습니다. 휴학하는 동안 알바를 했는데 언제 잘릴지도 모르고 최저임금으로는 혼자 살아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치위생과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대형서점이나 빵집에서 하루 종일 알바를 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집에 사니 집안일도 전담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김준석 학우(물리치료과 3) 물리치료과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아마 상경대에 입학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좁은 취업의 문을 뚫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정말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아갔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4년제에 입학했다면 직접 수강신청을 해서 재미있고 다양한 과목을 공부했을 것 같습니다.

강지혜 학우(치기공과 3) 저는 아마 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취업해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형편상 대학에 가는 게 두려웠습니다. 매년 대학 원서를 넣고 합격 통지를 받아도 늘 포기하곤 했습니다.

2.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바로 결정하는 편인가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 학우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친구들과 음식점에서 메뉴를 정할 때는 친구들의 결정을 따라가는 편이지만 새로운 알바를 구할 때는 기존의 일정들과 비교하고, 꾸준히 잘 다닐 수 있는지, 재밌지는 않아도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을지를 여러 번 생각해 봅니다. 혼자서 무언가를 먹고 싶을 때는 더 맛있고 경제적인 것을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바로 결정을 내리는 편입니다.

김 학우
신중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항상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비교합니다. 하지만 고민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결정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강 학우 상황마다 다르긴 하지만 보통 바로 결정하는 편입니다. 물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잠깐의 고민은 합니다. 스무 살 초반에 아이폰을 살까 갤럭시를 살까 엄청 고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뭘 사도 후회는 따르는데 왜 고민하냐”고 했던 말이 아직도 제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3. 살면서 했던 두 가지 선택사항 중에서 신중히 고민해서 결정했었던 사건이 있나요? 만약 그때로 돌아가도 다시 그 선택을 할 것 같으신가요?
박 학우
고3 때 누전으로 인해 집 환경이 많이 안 좋아서 도저히 집에서 잘 수 없을 것 같았던 날이 있었습니다. 자존심 상하지만 친구에게 우리 집 상황을 말하고 친구 집에서 잘 수 있는지 물어볼까 말까를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제 입에서 그 말이 떨어지지 않아 그냥 집에서 잤습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친구가 안 된다고 하더라도 말해볼 것 같습니다.

김 학우 저는 군 복무를 할 때 전문하사를 고민했습니다. 20개월의 복무를 마치고 전역이 가능했지만 몇 달간 더 복무하고 싶었던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병사로 일하던 업무 그대로 일하며 적지만 보수를 받고, 같이 일하던 상사 및 후임들과 인연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젊은 날 군 복무를 통해 나라 안보에 기여한다는 것이 뿌듯할 것 같았습니다. 몇 달간의 고민 끝에 전문하사를 지원했고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강 학우 저는 입학 전에 큰 사고로 1년 동안 병원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퇴원 후 잘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엄청 고민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일을 계속해야 하나, 늘 포기해왔던 대학에 입학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때 대학에 오는 것을 선택해 지금 열심히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간다 해도 저는 분명 같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오히려 그 사고가 저의 인생을 바꿔준 것 같아서 감사할 때도 있습니다.

4.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나요? 다른 선택을 해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박 학우
친구의 집에서 재워달라고 해서 얻는 것은 친구에 대한 믿음일 것입니다. 친구가 만약 집에서 자는 것을 거절했다 하더라도 고민을 말할 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고 학교생활 12년의 마무리 역시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잃는 것은 가족들의 안녕일 겁니다. 제가 친구의 집에서 잔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가족들은 집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만약 사고라도 나면 혼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만 해도 막막합니다.

김 학우
임관을 선택하지 않고 전역했다면 9개월간의 휴식을 누리며 여러 가지 알바를 했을 것입니다. 음식점이나 카페 알바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고 여행도 다니며 휴식을 취했을 거예요. 다만 임관에 비해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강 학우 다른 선택을 했다면 매일 가족들도 보고, 고향에 있는 친구들도 마음껏 만났을 겁니다. 또 든든한 적금 통장도 여러 개 있었을 거고요. 하지만 제가 배우고 있는 전공에 대한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꿈, 학교를 와서 만난 좋은 인연들을 얻지 못했겠죠?

5. 본인이 했던 선택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선택이 있으신가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 학우
자퇴하지 않고 복학한 것입니다. 저는 대학교를 굳이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평범하게 다른 친구들 대학 다닐 때 함께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수능 준비를 한다 해도 지금보다 나은 과로 들어갈 자신도 없습니다. 또한 휴학한 것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친구들보다 돈은 늦게 벌게 됐지만 그만큼 여유롭게 돌아본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김 학우 저는 해외축구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정말 좋아해서, 특히 토트넘 경기는 거의 빠지지 않고 실시간으로 시청합니다. 문제는 유럽에서 축구를 하기 때문에 새벽 경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졸음과의 사투가 빈번하게 벌어지는데, 팀이 환상적인 경기를 펼치거나 재밌는 상황이 연출되면 모든 피로가 가시고 하루가 행복해집니다.

강 학우 위에서 말했듯이 학교에서 배운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학교에 입학한 걸 가장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친구들을 보거나 혼자 살아가면서 하루하루 성장하는 것을 느낍니다. 가장 제 선택이 옳았다고 느낄 때는 자존감이 엄청 낮았던 제가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돼 스스로 너무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입니다.

6. 반면에 후회하는 선택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박 학우
가장 기억에 남는 큰 후회는 중·고등학생 때 친구들에게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하지 못한 것입니다. 저는 항상 인사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인사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곤 했습니다. 그때 친구들의 미움을 산 적이 있어 지금은 제가 먼저 반갑게 인사하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김 학우 새벽에 축구를 시청할 때 응원하는 팀이 지거나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면 잠을 포기한 제 선택이 가끔 후회됩니다.

강 학우 저는 후회했던 선택은 딱히 없습니다. 그 선택에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얻는다 해도 분명 깨달음은 있을 거고 어떤 선택을 하건 책임은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회하는 건 낭비인 것 같습니다.

7. 평소 과거의 선택을 자주 후회하시거나, 자기 전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며 상상에 잠기는 경우가 있나요?
박 학우
저는 항상 과거를 회상하며 후회하거나 아쉬워합니다. 장난을 치더라도 친구의 반응이 시큰둥했다면 ‘내가 장난을 심하게 쳤나?’부터 시작해 ‘오늘 친구의 기분이 안 좋은가?’ 등의 생각을 계속해요. 저는 약간 과거에 사는 사람 같습니다.

김 학우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저의 행동이나 상황에 대해 후회할 때가 있습니다. 이따금씩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해 우울해하기도 합니다. 그럴 땐 눈을 감고 어린 시절을 상상하곤 해요. 추억의 순간을 소환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강 학우 전혀 없습니다. 과거의 좋았던 일들을 떠올리며 회상하는 일은 종종 있어도 선택에 대해 후회해본 적은 없어요.

8. 인생은 선택과 후회의 연속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박 학우
첫째는 잠을 충분히 7시간 정도 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저를 배고픈 상태로 두지 않는 것이에요. 이 두 가지만 지켜도 이성적이면서 기분을 최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학우 중요한 선택을 할 때 고민은 많이 하고 결정은 빨리합니다. 그래야 기회비용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선택한 것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강 학우 어떤 선택을 하고 후회를 하고 있다면 그 시간에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뭘까 생각하는 게 어떨까요? 그래도 하나 배웠다고 생각하고 다음에 같은 후회는 하지 않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거 같습니다.

9. 현재 선택의 기로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박 학우
제가 앞에서 말한 것 꼭 지키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선택이 잘못된 길일 수도 있지만 두려워하지 말고 적당한 타이밍에 꼭 선택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아예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거나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확실하게 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학우 충분히 고민하고, 후회 없이 결정하세요. 그리고 믿고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불안하고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택하신 것에 충분히 집중하고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정말 멋있을 겁니다.

강 학우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입니다. 그만큼 좋은 선택을 했으면 좋겠고,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선영 기자 sunyoung21@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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