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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특집] 학우님은 명절에 뭐하세요?

등록일 2026년09월18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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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님은 이번 명절에 뭐 하세요?

 

같은 명절을 보내도 하루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늦잠으로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또 누군가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일상을 이어간다. 이번 명절 특집에는 세 명의 신구대생의 ‘명절 일기’​를 담았다. 거창한 명절 계획이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각자의 하루 속에서 마주한 작은 순간들을 일기 형식으로 풀어냈다. 누군가에게는 기다려온 휴식의 시간이었고, 누군가에게는 바쁜 일정 속 잠시 스쳐 지나가는 연휴였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였을지도 모른다. 세 사람의 이야기를 차례로 읽다 보면 같은 ‘명절’이라는 이름 아래에도 각자의 시간과 풍경이 얼마나 다른지 느낄 수 있다. 이번 명절, 당신의 하루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박영서 학우(작업치료학과 2학년)

 

이번 추석엔 할머니 댁 대신 엄마와 경주로 여행을 간다. 부모님이 ‘이번엔 할머니 댁에 안 간다’고 하셨을 때도 딱히 놀라지 않았다. 이제 성인이 되고 보니 매번 가던 할머니 댁이 예전만큼 재밌지는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 무엇보다 차멀미가 심해서 장거리 이동 자체가 힘들었는데 그 부담을 덜었다는 생각에 솔직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도 아쉬운 건 있다. 8살 사촌동생 재롱을 못 보는 것, 삼촌들이랑 새벽에 아이스크림 먹던 시간을 못 가진다는 것. 가족들 없는 빈자리가 느껴질 것 같긴 한데, 다행히 여행 가는 곳엔 어린 사촌동생이 함께 한다고 해서 그 허전함은 좀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행선지는 경주다. 엄마 말로는 두 번째 방문이라는데 내 기억엔 첨성대 본 것만 흐릿하게 남아 있어서 사실상 처음 가보는 거나 다름없다. 수학여행지로 유명한 곳인데 정작 나는 수학여행을 못 가봤어서 이번엔 그 느낌을 살려서 코스를 짜보려고 한다. 여행 계획은 늘 내가 짜는 편인데, 엄마는 매번 예상 밖이라며 놀라신다. 최근에 같이 간 일본 여행 때도 아사쿠사 센소지에서 기모노 입고 영상 찍겠다고 했을 때 엄마가 전혀 예상 못 하셨다고 하더라. 나한테는 첫 일본 여행이라 모든 게 신선했고, 느긋하게 돌아다니면서 힐링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경주 여행에서도 엄마랑 또 어떤 추억이 쌓일지 기대된다.

 


 

고수연 학우(뷰티디자인과 2학년)

 

어릴 땐 추석이라 하면 그냥 가족들 모여서 밥 먹고, 친척들 만나고, 용돈 받는 날 정도로만 생각했다. 명절 음식도 그때는 딱히 안 좋아했는데, 크고 나니 이상하게 할머니가 해주시는 음식만큼 맛있는 게 없더라. 평소엔 별생각 없다가도 추석만 다가오면 괜히 할머니 음식이 생각난다. 우리 할머니는 내가 아무리 먹어도 성에 안 차신다. 배부르다고 해도 계속 더 먹으라고 하시고, 맛있다고 말로만 하면 안 되고 무조건 많이 복스럽게 먹어야 한다. 그래서 할머니가 해주신 음식을 맛있게 많이 먹는 게 나름 내 담당이다. 많이 먹어야 할머니도 뿌듯해하시고, 나도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추석 당일엔 할머니 댁에 가족들이 다 모여 밥을 먹는다. 오랜만에 다 같이 모여 별거 아닌 얘기로 웃다 보면 그 시간이 생각보다 재미있다. 다음 날엔 가족들끼리 놀러 가기도 하는데, 대단한 곳이 아니어도 같이 돌아다니고 맛있는 거 먹는 게 좋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촌동생은 평소엔 서로 바빠서 자주 못 보는데, 명절에 오랜만에 볼 때마다 키가 훌쩍 커 있어서 놀란다. 얼마 전까지 내가 더 컸던 것 같은데 이제 내 키를 따라잡는 걸 보면 시간이 참 빠르다 싶다. 예전엔 가족이 모이는 게 너무 당연해서 소중한 줄 몰랐는데, 다들 학교생활이며 각자 바쁘게 지내다 보니 다 같이 모일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 요즘은 추석 같은 명절에 같이 밥 먹고, 놀러 가고, 별거 아닌 얘기로 웃는 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번 추석에도 할머니 음식 실컷 먹고, 가족들이랑 좋은 추억 하나 더 만들고 싶다.

 


구동욱 학우(미디어콘텐츠과 3학년)

 

나는 추석 때마다 부산 친할머니 댁이랑 창원 외할머니 댁, 두 군데를 모두 간다. 두 집을 오가느라 일정이 빡빡할 때도 있지만, 그만큼 양쪽 가족들을 골고루 챙길 수 있어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제사를 드렸었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제사를 안 지내게 됐다. 처음엔 좀 허전할 줄 알았는데 막상 지내보니 오히려 반대였다. 제사 준비랑 절차에 쓰던 시간이 줄어드니까, 그 시간에 가족들이나 친척들이랑 그냥 앉아서 이야기하고 노는 시간이 더 늘었다. 형식이 빠지니까 오히려 사람들끼리 보내는 시간이 알차진 느낌이랄까? 그리고 나는 NC 다이노스 팬인데 홈구장이 마침 창원에 있다. 평소엔 학교 다니느라 시즌 중에 직관 갈 일이 별로 없어서 방학이나 추석처럼 시간 날 때가 아니면 홈경기를 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추석에 홈경기가 있으면 무조건 보러 간다. 외할머니 댁이 창원이라 겸사겸사 가족도 보고 야구도 보고, 이 조합이 나한테는 나름 추석의 낙이다.

 

 

전훈희 기자 wjsdkswpffk@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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