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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등록일 2017년04월11일 14시58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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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길예르모 델 토로/2006

현재 기성세대들은 SNS를 통해 영상미디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영화 한 편을 SNS에서 다 볼 수는 없지만, 감칠맛 나는 짧은 트레일러로 우리의 눈과 귀, 마음마저 사로잡는다. 짧게 맛본 영화에 흥미를 느꼈는데 그냥 넘어갈 순 없다.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다라는 슬로건으로 세상에 나온 성인을 위한 잔혹한 동화, 인간 세상과 지하 왕국이 기괴하지만 아름답고 몽환적이게 공존하는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를 소개한다.

판의미로, 역사적 배경
판의 미로를 보면서 알 수 있는 것은 배경이 1944년 스페인 내전 이후라는 것이다. 스페인 내전은 인민전선 정권과 프랑코 장군의 반군 사이에서 발발한 전쟁이다. 외국의 원조와 히틀러의 도움으로 정권을 차지한 반군, 이로 인해 희생된 수십만 명의 시민들. 그 비극의 실태를 거만하고 잔혹한 오필리아의 새아버지를 통해 고발하는 듯하다. 이런 시대적 배경과 그 실상을 알고 있다면 영화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동화, 드라마, 마법 같은 판타지
옛날 아주 먼 옛날, 인간들은 모르던 지하 왕국에 한 공주가 살았다. 그녀는 지상의 햇살과 바람, 하늘이 그리워 인간 세상으로 넘어오지만 눈 부신 햇살에 그만 기억을 잃고 만다. 한편 인간 세상의 소녀 오필리아는 만삭인 어머니와 함께 새아버지 비달대위의 부대 근처 저택으로 이사하게 된다. 새집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던 그녀는 신비하고 기괴한 요정 판과 만나게 된다. 판은 오필리아가 원래 지하 왕국의 공주였다는 것을 알리고 지하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미션을 제안한다. 그녀는 판이 내어준 마법의 책과 어디든 그리면 문이 생기는 마법 분필, 도움을 주는 작은 요정들과 함께 열쇠, 단검, 순결한 피를 찾는 세 가지 미션을 수행한다. 용기와 인내, 희생에 관해 불가능한 모험을 헤쳐 나가는 오필리아는 어떠한 거짓과 고통도 없는 지하 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름답고도 그로테스크한 동화
판의 미로는 그리스 신화에서 기원된 미노타우로스에 대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고 있어 영화에 대한 흥미를 유발한다. 미노왕의 신화를 알고 있다면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치려던 영웅 테세우스와 오필리아가 겹쳐 보인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덤으로 오필리아의 동생 이름이 미노인 것까지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동화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괴상망측한 형색의 모습들이 많다. 짧게나마 판의 미로를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요정의 경고를 무시하고 호화로운 식탁의 음식들을 먹어대던 오필리아가 얼굴은 콧구멍과 입뿐이고 손바닥에 눈이 달려 살가죽이 축 늘어진 괴물에게 쫓기는 장면을. 이런 그로테스크(괴상하고 기이함)한 장면과 연출은 판타지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그것도 동화 같은 이야기에 감각적으로 스며있으니 113분의 환상의 문이 열리고 만 것이다.


임정연 기자 tlqdnjs45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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