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에 새겨진 시간을 감상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는 한국 현대 미술의 거장 김창열의 회고전이 열린다. 이번 회고전은 작고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초기 실험 단계부터 물방울 연작에 이르기까지 예술적 여정과 삶의 맥락을 깊이 있게 보여 주는 전시이다. 또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거나 공개되지 않았던 그의 뉴욕 시절 작품, 드로잉과 기록 자료 등이 포함돼 드러나지 않았던 측면을 새롭게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물방울이라는 형식 속에 스며든 다양한 조형 언어를 새롭게 발견하고, 우리가 미처 마주하지 못했던 김창열의 예술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 현대미술 50년을 한눈에 알아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는 2013년 개관 이래 처음으로 상설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쌓아온 미술관의 연구 성과와 소장품의 가치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관람객들은 한국 현대미술의 변천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가면서, 시대와 사회·문화적 배경이 예술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체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관람객들은 한 공간 안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50년을 한눈에 조망하며 예술이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어떻게 담아왔는지, 그리고 그것이 오늘의 미술과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미래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과 LG전자는 디지털 기술과 현대미술의 결합을 통해 동시대 시각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인 MMCA×LG OLED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추수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생명체 아가몬을 중심으로 생명, 욕망, 순환이라는 주제를 기술 매체와 조형으로 풀어낸다. 서울박스는 생명력과 소멸, 재생이 교차하는 낯설고 유기적인 생태계로 변모하며, 관람객은 여성의 욕망, 자연의 순환, 감정과 에너지를 마주하게 된다. OLED 디스플레이의 색채·해상도는 추수의 미학과 잘 어울어지며, 기술 너머의 예술이 탐색해야 할 몸·관계·재생·불완전한 생명성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만들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극장으로 찾아왔다.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주연. 다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삶에 만족하던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만수가 갑작스레 해고 통보를 받으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큰 충격에 만수는 아내와 두 아이 그리고 반려견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취업하겠다고 다짐했지만 1년이 넘도록 마트에서 일을 하며 급기야 어렵게 장만한 집까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나를 위한 자리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취업에 성공하겠다.” 만수는 과연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테니스 코트 위에서의 사랑과 전쟁
테니스 코트 위에서의 삼각관계와 사랑, 갈등을 다룬 영화 ‘챌린저스’가 재개봉한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부상으로 코치가 된 테니스 스타 타시, 그녀의 전 애인 패트릭, 그리고 현재 남편인 아트 사이의 복잡한 관계와 감정선을 13년에 걸쳐 다룬다. 타시를 사이에 둔 두 남자간의 갈등, 그리고 결승전 경기. 과거의 아픔과 현재의 욕망이 결합해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다. 사랑과 스포츠의 결합, 신선하지 않은가. 감정의 서스펜스와 긴장감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극장으로 오라.
아시아 최대의 영화 축제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개막했다. 9월 26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되며, 전 세계 64개국 241편의 공식 초청작들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등 총 32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영화의 전당, 센텀시티 일대를 포함해 부산 전역 여러 상영관에서는 오픈 시네마, 마스터 클래스, 스페셜 토크 등 다양한 섹션과 프로그램이 펼쳐지며, 국내외 신작을 공식 개봉 전 먼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30주년을 맞아 관객 친화적인 구성으로 변화했고, 프로그램의 다양성도 확대되어 돌아왔다. 누구보다 빠르게 영화를 보고 싶다면, 부산국제영화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음영은 기자 2024108068@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