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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불가!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세계의 말들

등록일 2025년06월23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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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어떤 단어는 단순한 말로 번역되지 않는다. 우리에겐 ‘정’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외국어로 설명하긴 참 어렵듯 말이다. 세계 곳곳의 단어들을 들여다보면, 단어 하나에 담긴 문화의 결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느낄 수 있다. 결국 말은 생각의 그릇이고, 생각은 살아온 방식의 결과니 말이다. 유명한 통역 앱으로도 어림없는 복잡한 단어들, 오늘 여기서 알아보자. 혹시 모른다. 말로 표현되지 않는 당신의 마음을 설명해 줄 말이 이곳에 숨어 있을지도.

#Sisu

핀란드어 ‘sisu’는 단순히 ‘끈기’나 ‘인내’로는 번역할 수 없는 개념이다. 완벽히 우리말로 번역하긴 어렵지만 ‘극한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결단력’,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강한 의지’ 정도로 해석된다. 감정보다 행동을 중시하는 핀란드 문화 속에서 ‘sisu’는 굉장히 중요한 단어이다. 그런데 왜 핀란드인들은 감정보다 행동을 중요시하게 됐을까? 이는 핀란드의 자연과 역사에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긴 겨울과 영하 수십 도까지 내려가는 극한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말보다는 묵묵한 생존력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 또한 스웨덴과 러시아의 오랜 지배를 받았던 역사가 있었기에 핀란드인들은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경계하고 겉으론 조용해 보이지만 속으로 단단한 태도를 가지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다. 이 모든 문화적인 요소들로 ‘sisu’라는 단어가 생긴 것이다.

#Saudade

포르투갈어 ‘saudade’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거나 다시 돌아오지 않을 어떤 대상에 대한 깊은 그리움을 뜻한다. 이 대상은 사람이 될 수도, 장소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단순히 ‘보고 싶다’나 ‘그립다’로는 담기지 않는 감정이다. 이 단어가 탄생한 배경에도 포르투갈의 역사와 문화가 있다. 15세기부터 대항해 시대를 이끈 포르투갈은 수많은 이들이 바다로 떠났고,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그렇게 남겨진 사람들의 기다림은 이별, 상실, 그리고 체념의 정서로 이어졌다. 더하여 가톨릭 문화는 고통, 상실, 인내를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태도를 강조하여 포르투갈인들이 이 감정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했다. 그렇게 ‘saudade’는 포르투갈인들의 삶에 녹아든 단어가 되었다.

#Jayus 

인도네시아어 ‘jayus’는 ‘너무 재미없고 썰렁해서 오히려 웃긴 농담’을 뜻한다. 이 단어는 단순히 아재 개그나 실패한 개그를 뜻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망한 농담조차 함께 웃음으로 넘기려는 유쾌한 태도를 담고 있다. 왜 이런 단어가 인도네시아에 있을까? 인도네시아는 공동체 중심 문화가 강하고 서로를 민망하게 하지 않는 대화 방식이 중요하다. 그래서 ‘jayus’는 실패한 농담조차 재밌는 상황으로 만들어주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친구들이 썰렁한 농담을 던져 민망한 상황이 생길 것 같을때, 이 단어를 알려주며 유머와 배려 둘 다 챙겨보는 건 어떨까?

 

 

오하늘 수습기자 2025108033@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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