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시간을 매체로 한 판타지를 담은 로맨스 영화「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미키 타카히로 감독과 시한부 소녀와 마음이 닫힌 소년의 애틋한 사랑을 담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츠키카와 쇼 작가가 만났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주인공 마오리는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 사고로 선행성 기억 상실증에 걸리고 만다. 다음날이 되면 그 전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기에 기억 노트에 그날 있었던 일을 기록한다. 어느 날 그녀는 노트에서 자신이 그린 한 남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 남자의 이름은 카미야 토루. 토루는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마오리에게 거짓 고백을 하게 된다. 그렇게 마오리와 토루는 연인이 되지만 정말로 자신을 좋아하지 말 것이라는 조건을 건 조건부 연애를 하게 된다. 그들은 연인이지만 연인이 아니다. 과연 둘은 가짜 연애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마오리는 토루를 기억할 수 있을까?
소녀에게 행복한 기억을 선물해 주고 싶은 소년
평범한 소년 토루와 조건을 건 가짜 연애를 시작하게 된 마오리는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던 중 잠이 들어버려 기억을 잃게 된다. 그녀가 선행성 기억 상실증이 있는 건 학교 선생님과 절친인 이즈미밖에 모른다. 그래서 토루는 자신을 처음 본 사람처럼 행동하고 도망친 마오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하게 된다. 도망친 마오리를 찾은 후 대화를 하게 되면서 그는 그녀의 선행성 기억 상실증에 대해 알게 된다. 토루는 이런 마오리가 자신을 잊어도 매일 행복한 기억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마오리의 친구 이즈미에게 본인이 심장병으로 몸이 좋지 않다는 걸 알리고 자신이 떠났을 때 마오리가 고통스럽지 않게 마오리의 기억 노트에서 자신을 지워달라고 부탁한다. 결국 토루는 갑작스럽게 부정맥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이즈미와 베스트셀러 작가인 토루의 누나 사나가 마오리의 기억 노트에서 토루를 하나씩 지워 나간다. 이즈미는 이런 둘의 상황을 제일 자세하게 알고 있는 친구이기 때문에 토루를 지워 나가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한다. 이즈미와 사나의 도움으로 마오리의 기억 노트엔 토루의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마오리 또한 토루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된다.
소녀의 기억 노트 속 남아 있는 소년
시간이 지난 후 마오리의 기억상실이 점차 치유되었고 한 노트에 그려진 그림 속 남자애에 대한 의문을 품자 이즈미가 그녀에게 토루와 있었던 일들을 설명해 준다. 그 후로 마오리는 자신이 토루에 대한 기억을 잊었다며 자책한다. 마오리는 토루에 대한 기억을 전부는 아니지만 함께 보낸 시간을 조금씩 기억하게 된다. 그 뒤로 그녀는 기억 노트 속 그를 그림으로 그리며 전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미대 진학을 하기로 하고 이즈미에게 미대를 가겠다고 말한다. 또한 토루의 누나 사나와 함께 토루를 찾아간다. 마오리는 토루가 세상을 떠나기 전 함께 찍어 두었던 영상을 보며 회상하는 장면과 마오리의 독백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마오리의 기억 노트 속 소년 토루는 그녀에게 행복한 기억을 선물해 주었다.
감동적인 내용과 일본만의 분위기가 담긴 청춘 로맨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일본의 유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원작 소설은 이치조 마사키 작가의 소설로 선행성 기억 상실증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매우 수준 높은 청춘 소설로 탄생 시켰다는 극찬을 받으며 국내에서 4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제26회 전격 소설 대상 ‘미디어 워크스 문고상’을 수상했다. 또한 책의 인기 덕분에 후속작인「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도 출시되었으니 전작에 감동을 이어가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영화는 2022년 11월 하반기에 개봉되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에서는 무려 4,000석이 매진되는 등 개봉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선 작품이다. 일본 특유의 서정적이고 잔잔한 분위기로 전개되는 영화는 두 청춘의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어 지루하지 않고 각 주인공에 몰입해서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영상미가 아름다워서 두 주인공의 애틋한 감성을 잘 살려주어 일본 감성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영화 곳곳 눈물 포인트들이 많으며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한번 시청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음을 울리는 명대사 모음
▶ 머리는 너를 잊어도 심장은 너를 잊지 않았어: 마오리의 기억상실증이 점차 치유되어 가고 있을 때 마오리가 세상을 떠난 토루에게 한 말이다.
▶ 내일의 마오리도 내가 즐겁게 해줄 거야: 토루가 선행성 기억 상실증이 있어 힘들어하는 마오리에게 해준 말이다.
▶ 카미야 토루에 대해 잊지 말 것: 마오리가 토루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기억 노트에 쓴 메모이다.
▶ 내일 모든 걸 잊는다 해도 가장 행복한 오늘을 줄게: 마오리가 같이 함께한 시간을 잊어버린다는 사실을 슬퍼하자 토루가 마오리에게 한 말이다.
진선영 기자 sunyoung21@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