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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이미 존재 자체만으로 충분해 「소울」

등록일 2022년01월12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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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기간제 음악 교사로 근무하는 조 가드너는 어느 날 학교로부터 정규 교사로 전환된다는 통보를 받지만, 그와 동시에 친구로부터 유명한 재즈클럽 멤버가 될 기회도 얻는다. 이 소식을 들은 조의 엄마는 정규 교사가 되라고 조언하지만 조는 공연을 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다. 공연을 하루 앞두고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조는 맨홀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사후세계로 가는 계단에 서 있게 된다. 과연 조는 지구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영혼을 건 멘토링

조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부정하다가 길을 잃어 결국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보내지게 된다. 얼떨결에 보내진 세상에서 아직 태어나기 전의 영혼이 지구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를 맡게 되고 영혼 22(이하 22)의 담당을 배정받는다. 알고 보니 22는 말썽꾸러기에다가 지구로 갈 생각도 없으며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도 거의 포기한 영혼이었다. 당장 저녁에 연주회가 있는 조는 점점 초조해져 22가 가진 지구 통행증을 뺏으려다 결국 같이 지구로 떨어진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지구로 돌아간 게 아니다 보니 조의 영혼은 고양이의 몸으로, 22는 조의 몸으로 들어가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원래 몸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던 조는 영혼 세계에서 온 문윈드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를 찾아간다. 그러나 막상 지구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경험한 22는 몸을 바꾸지 않기 위해 도망친다. 이후 둘의 영혼이 빠져나오면서 조는 원래의 몸으로, 22는 자신을 잡으러 온 사후세계 관리인 테리에 의해 태어나기 전의 세계로 돌아간다.

 

귀를 사로잡는 편안한 재즈 음악

영화에서 재즈클럽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만큼 중간중간에 재즈 음악이 자주 들리는데 OST에 무려 그래미상을 받은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인 존 바티스트가 참여했다. 존 바티스트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스티비 윈더, 에드 시런 등 최고의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춰 온 뮤지션으로 현재 재즈 거장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아티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재즈는 호불호를 많이 타는 장르이며 음악의 특성상 독특하고 뚜렷한 색깔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자칫하면 영화보다 음악에 더 주목해서 몰입감을 떨어뜨릴 수도 있었는데 존 바티스트는 고전적인 재즈를 새롭게 재해석해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관람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존 바티스트가 직접 창작한 곡들도 좋지만, 영화에는 기존에 있던 원곡을 리메이크하거나 편곡해서 내보낸 곡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 그중에서 초반부에 음악 밴드 학생들이 합주한 곡은 머서 앨링턴의 ‘Things Ain’t What They Used To Be’라는 곡으로, 많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사랑받은 곡으로 유명하다. 또한, 재즈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곡 중 하나라 여러 뮤지션의 버전이 존재하니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곡 외에도 여러 재즈곡이 많이 삽입돼 있으니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삽입곡을 찾으면서 영화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곳곳에 숨겨진 이스터에그

첫 번째 이스터에그는 픽사의 중요 상징인 노랑, 빨강, 파란색으로 이루어진 픽사 공이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 있는 22의 집 테이블 밑에 무채색으로 잠깐 등장한 걸 볼 수 있다. 두 번째 이스터에그는 노란색 피자 플래닛 트럭이다. 지구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방인 모든 것의 전당에 영혼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장면에서 픽사의 단골 이스터에그라고 할 수 있는 노란색 피자 플래닛 트럭이 등장한다. 세 번째 이스터에그는 픽사의 마스코트(영화 시작에 등장하는 전기스탠드 캐릭터)인 룩소 주니어다. 룩소 주니어 또한 모든 것의 전당에서 소울 옆에 서 있는걸 볼 수 있다. 네 번째 이스터에그는 A113이다. 이 번호는 디즈니의 창시자인 월트 디즈니가 설립한 캘리포니아예술대학의 1학년 강의실 번호로 팀 버튼, 존 라세터, 브래드 버드 등 유명한 감독들이 거쳐 간 곳이기도 하다. 이 이스터에그도 마찬가지로 모든 것의 전당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구석에 있는 이정표에 작은 글씨로 쓰여있다.

 

마음을 울리는 명대사

⯈오늘 내가 죽으면 내 삶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끝날까 봐 두려워요: 정규 교사가 아니라 공연을 선택한 것을 알고 실망한 조의 엄마에게 조가 한 대사로 꿈을 갖고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불꽃은 소울의 목적이 아니야 인생을 살 준비가 되면 마지막 칸은 채워져: 인생의 목적을 찾는 사람들에게 삶을 산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며 이미 존재 자체로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는 내 삶의 모든 순간을 만끽하며 살아갈 거야: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야망을 좇거나 덧없는 꿈을 잡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모든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그 작은 순간들이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 줬어: 관객들에게 세상을 보는 관점에 따라 행복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쳤던 것들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우혜정 기자 hyejeong@g.shingu.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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