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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세상으로 빠져나온 아이-백영민 학우(미디어콘텐츠과 2)

등록일 2026년03월20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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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의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이 익숙하고 편안한 아이였습니다. 소심한 성격 탓에 학교에서 배부하는 가정통신문이 모자라 제 차례에서 끊겨도, 손을 들어 못 받았다는 말을 꺼내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조용한 일상이 딱히 불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친구들이 점심시간마다 운동장에 나가 뛰어놀 때, 저는 도서관 구석에서 만화책을 읽으며 보내는 평온한 시간을 진심으로 즐겼기 때문입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제 아지트는 여전히 도서관이었습니다. 그러다 마침 학교 도서관의 오래된 책들이 새 책으로 교체되던 시기가 있었는데, 보통 학교 도서관에는 잘 없는 만화책 전집들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우연히 책장에 꽂힌 만화책 중 ‘슬램덩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만화 속 이야기는 제게 농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호기심을 심어주었고,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다음 날 점심시간부터 저는 책을 덮고 무작정 농구 하는 친구들에게 다가가 끼워달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친구들은 갑자기 나타난 저를 낯설어하며 무시하기도 했고, 팀에 넣어주더라도 패스를 한 번도 주지 않은 채 머릿수만 채우게 하는 등 은근한 텃세를 부렸습니다. 소외감을 느낄 법도 했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2주 동안 꾸준히 코트를 찾아갔습니다. 제가 매일 얼굴을 비추자, 친구들도 차츰 저를 동료로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농구를 계기로 축구나 야구 등 다른 스포츠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함께 땀을 흘리고 경기를 뛰다 보니 서먹했던 친구들과 대화할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억지로 성격을 고치려 애쓰지 않았음에도, 스포츠라는 공통점 안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며 제 성격은 조금씩 외향적으로 변해갔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경험은 단순히 운동 실력만을 키워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집단에 발을 내딛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도서관에서의 정적인 삶도 정말 좋았지만, 코트 위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얻은 활기 또한 제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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