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에 걸쳐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주말 안방을 사로잡은 프로그램이 나타났다.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이다. 지금까지의 군대를 소재로 한 단발성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연예인들이 실제 군인들의 입대부터 훈련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해 군대 생활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
‘진짜 사나이’는 대한민국의 건아라면 의무적으로 갔다 와야 하는 군대라는 소재로 군필자들에게는 추억을, 현역들에게는 공감대를, 입대를 앞둔 이에게는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성들에게는 각종 군필자들이 ‘군대에선 말이야...’로 시작해 허황된 무용담만 잔뜩 있는, 하지만 레퍼토리는 항상 똑같은 미지의 그 곳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믿거나 말거나 정도로 여겨지던 ‘군대에선 말이야...’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진짜 사나이’로 인한 인식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한 여성 시청자는 ‘말로만 지겹게 듣던 군대를 실제로 눈으로 보니 정말 재미있었다’며 ‘방송을 보면서 탱크와 포, 총을 다루는 군인들 모습을 보며 대한민국 군인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동시에 자랑스러움을 느꼈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지구상 유일하게 휴전 상태인 대한민국의 현재, ‘진짜 사나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군인들의 희생을 통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도 가질 수 있게 해준 것이다.

▶ 각양각색 캐릭터 열전!
‘진짜 사나이’의 또 하나의 재미는 군대에 꼭 하나쯤은 있을 법하면서도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에 있다.
출연자들 중에서 맏형을 맡고 있는 김수로는 이미 예능을 통해 열정과 승부욕을 발산한 경력을 갖고 있다. 20여 년 만에 다시 군대생활을 하다 보니 통제된 생활에서 오는 당황스러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어느 것이든 열정적으로 하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드라마에서 주로 차가운 도시 남자의 이미지를 맡았던 배우 류수영은 그간 쌓아왔던 이미지와 상반된 ‘수다쟁이’의 모습을 보이며 반전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사격 훈련에서 명중시키지 못한 표적을 보고 스스로를 평화주의자라고 말하며 4차원 매력을 뽐냈다.
오랜만에 예능에 출연한 서경석도 역시 형과 동생들 사이에서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상관 명령 거부 논란’도 있었으나 서로의 오해로 인한 해프닝이었을 뿐, 그 바탕에는 전우애가 숨어있었다.
“이병 샘 해밍턴!” ‘진짜 사나이’의 마스코트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존재감을 무한 발산하는 푸른 눈의 사나이. 샘 해밍턴은 관등 성명부터 시작된 구멍 병사의 모습과, 군대 음식으로 먹방을 보여주는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오디션 출신의 손진영은 등장부터 예능감을 자랑하며 구멍 병사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자작군가를 열창하는 모습에서는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장혁은 군대의 모든 것에 통달한 듯 보였으나 의외로 허술한 모습을 보이며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왔다는 아이돌 출신의 박형식은 잘못된 군인의 예를 집대성해 보여줬다며 ‘신교대 오답노트’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런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 우리 가족의 이야기
군대는 입대하는 당사자 한 사람만이 아닌 가족 모두가 겪는 한 때의 이야기다. 누군가의 아들, 동생, 오빠, 남편, 아빠가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진짜 사나이는 재미와 웃음 속에서도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동안 군인들이 어떻게 나라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또 어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던 부분들을 보여줌으로써 국방의 의무를 다한 우리 가족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고마운지 느끼게 해주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

앞으로 ‘진짜 사나이'들이 또 어느 부대에서, 어떤 사건을 가지고 감동과 웃음을 선사할지 기대된다.

최다혜 기자 cym_j@naver,com
사진 출처:http://www.imbc.com/broad/tv/ent/sunday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