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인물인 앨런 튜링을 다들 알고 있을까? 그는 영국의 수학자이며 계산기가 어디까지 논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에 대해 처음으로 지적인 실험을 한 자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천재 수학자인 앨런 튜링의 일생을 담은 영화를 소개하려 한다. 일생이라고 해서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숨 막히도록 치열한 영화인「이미테이션 게임」지금 만나보자.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 연합군의 치열한 싸움으로 유럽 일대는 매 순간 3명이 죽는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연합군은 독일군의 암호인 애니그마를 풀지 못해 적군에게 계속 패하고 결국 암호 해독 팀을 만들게 된다. 그러던 중 천재 수학자인 앨런 튜링은 애니그마의 암호를 풀기 위해 해독 팀에 지원한다. 하지만 앨런 튜링은 팀원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독자적으로 암호를 풀기 시작하지만, 매일 정오마다 바뀌는 암호 탓에 앨런튜링은 물론 팀원 모두 해독하는 데 실패한다. 때마침 앨런 튜링은 ‘암호를 풀기 위해서는 기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하지만 정부와 팀원들은 막대한 돈의 지출과 불분명한 미래로 반대한다. 그러나 앨런 튜링은 최고 지위 상사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팀의 리더와 기계 개발 허락을 얻는 데 성공한다.
그 이후 앨런 튜링은 팀원을 더 모집하기 위해 신문에 퍼즐 퀴즈를 내고 최단 시간 내에 성공한 여자 조안 클라크를 영입한다. 여성의 능력을 인정 해주지 않았던 시대에서 앨런 튜링만이 조안 클라크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녀에게 많은 조언을 듣게 된다. 그 덕분인지 앨런 튜링은 팀원들과 친해지기 위해 직접 다가가며 점점 그들도 앨런 튜링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앨런 튜링의 노력 끝에 팀원들과 같이 기계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그때, 정부에게 해독 팀을 해체하겠다는 통보를 받지만 팀원들의 도움으로 한 달이라는 시간을 얻게 된다.
마침내 단서를 찾은 앨런 튜링과 팀원들은 기계 개발을 성공시켜 위기에 빠진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고 적군에 대항해 연합군에게 유리한 정보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하지만 암호 해독 팀은 철저히 비밀에 가려져야만 해 팀원들은 전부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었다. 성공적으로 기계를 개발시켰지만, 그의 공로는 세상 사람들에겐 철저히 비밀에 가려지게 되다. 과연 그의 인생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이미테이션 게임」은 주인공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는 관객까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전해준다. 정말 머리가 아플 정도로 선택지를 많이 주는 영화는 처음이다. 역시나 주인공인 앨런 튜링에게 그런 순간들이 많이 존재했고, 그때마다 선택한 결과는 최선이기도 했지만 최악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단순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이 영화는 최악의 선택이 최선의 선택일 때도 있고 최선의 선택이 최악으로 다가오는 등 정말 복잡하게 엉켜있다. 그렇게 때문에 관객에겐 정말 마음 아프게 행복할 수도 슬플 수도 없는 미묘한 감정을 전해준다. 하지만 무겁고 비극적인 마음만 남겨주는 영화라고 생각했다면 착각이다. 암호를 해독할 기계를 개발하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며 공식을 풀고 팀원들과 머리를 싸매며 지금 컴퓨터의 토대인 기계 개발에 성공하는 과정은 누구보다도 뜨겁고 열정적이며 간절했다는 사실도 알아줬으면 한다.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실화가 더 실화 같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이미테이션 게임」은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다. 역시나 많은 관객이 1초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배우들의 명연기가 돋보였다고 칭찬 일색이다. 특히 외면과 내면의 복잡한 경계선을 잘 표현해야 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앨런 튜링 그 자체였고 덕분에 앨런튜링의 일생을 통해 진짜 전하고 싶은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이 영화는 까면 깔수록 전하고 싶은 내용과 그 사람의 감정을 알게 되는 양파 같은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김소은 기자 kse90128@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