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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을 찾아서 - 아동보육전공 유현정 교수

등록일 2013년08월02일 11시02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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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보육전공 유현정 교수
 
지난 여름방학동안 네팔로 2주간 학생들을 인솔하여 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행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 기회가 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신문의 1면은 세계경제위기관련 기사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그리스와 스페인의 시위를 바라보면서 동정의 시선을 보냄과 동시에 나름 경제대국 대한민국에 태어났음을 위안 삼으며 더 잘살아 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것이 현재의 우리 모습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더 잘살게 되면,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되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까요?

여기 부탄이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골짜기에 자리 잡은 인구 70만의 작은 나라이며 국민소득이 2,000불에 미치지도 못하고 90년대에 들어서야 TV가 보급된 문명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나라입니다. 경제적 기준(우리기준?)으로 보면 가장 불행해야 할 나라이지만, 국민의 97%행복하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입니다. 그 비결은 부탄의 통치이념인GNH(Gross National Happiness)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GNH는 부탄 4대 국왕에 의해 만들어진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나타내는 용어로 건강과 시간 활용방법, 생활수준, 공동체, 심리적 행복, 문화, 교육, 환경, 올바른 정치 등9개 분야의 지표를 토대로 산출하며, 이를 활용해 국가 정책에 적극 반영한다고 합니다. 반면 국민소득 2만불이 넘어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행복지수 는OECD 34개국 중 하위권에 속하는 26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알렉스 김이라는 사진작가의 책을 홍보하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진하나. 파키스탄의 어느 오지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초라한 건물에 예순 다섯 명의 아이들이 책걸상도 없이 남루한 옷을 입고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함께 모여 찍은 기념사진 속 아이들은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 아랑곳 하지 않고 어느 한 명 빠짐없이 모두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이번 네팔에서의 봉사활동 중에서도 우리가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또한 우리보다 불행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아이들과 사람들의 얼굴에서 밝은 미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현대적 혜택을 받고, 우리가 누리는 것을 그들은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 사람답지 못하게 살고 있는 것처럼 불쌍하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따뜻한 집과 번듯한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지만 , 그렇지 못하고 외양간 같은 곳에서 자고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밥을 하루에 한 끼밖에 먹지 못하지만 훨씬 더 그들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의료적 혜택을 받지 못해 건강한 삶을 지속하지 못하고,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교육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경 등은 우리가 그들을 위해 봉사를 함으로써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주관적인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의 행복을 남과의 비교를 통해, 상대적인 만족감을 통해 찾으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또 한편으로는 물질적인 풍요가 행복척도의 모든 것으로 여기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으로 대표되는 물질적인 풍요도 인생의 행복에 있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과 더불어 정신적인 풍요로움 또한 우리의 추구 대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최근 그리스를 다녀온 여행자가 한 식당에서 구조조정을 당한 전직 은행원이 장인의 식당에서 너무나도 행복하게 아내와 더불어 일하는 모습에 의아해 할 때 그에게 해준 말 삶은 기본적으로 행복한 것 아닙니까? 내 앞에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이 식당에서 새로운 친구를 20명이나 사귀었고, 조금 있으면 아이들이 곧 집으로 돌아오고, 주변엔 푸르른 자연이 있고 다행히 장인이 있어 서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을 잃은 것은 인생 전체에서 불운이지 불행이 아닙니다. 이 기쁜 삶 속에 불운도 있고 행운도 있는 것 입니다. 우리가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내 눈 속에 아내와 아이들을 담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의 인생을 즐기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 하루 주어진 삶을 감사하며 즐겨봅시다.

늦가을 단풍 우거진 캠퍼스 위로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 사랑하는 친구, 동료들에게 미소를 보내봅시다. 그들이 나에게 다시 행복한 미소를 보낼 것입니다. 행복은 그렇게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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