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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김민경 학우(반려동물과 1)

등록일 2024년12월13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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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춥다 못해 시린 겨울이 있다. 그런 겨울, 처음 듣는 노래의 제목이 내 심정과 같았다. 열다섯, 처음 ‘가을방학’의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란 노래를 들었을 그땐 눈이 내리던 겨울이었다. 눈은 방음재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눈이 오면 거리에 사람들이 나어지 않는 탓도 있지만, 조용하다 못해 유난히 고요해진다. 내면도 손끝도 시리던 겨울에 그 노래를 접해서였을까? 누군가가 미치도록 보고 싶고, 안고 싶었다. 어쩜 우리는 웃으며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우리가 물리적인 공간, 이 지구에서 함께 할 수 없음에 사무치게 슬퍼지곤 했다. 겨울을 좋아하다 못해 동경하던 넌 정말로 겨울이 되었으니까. 언제부턴가 첫눈이 내리고 겨울이 오면 가장 먼저 네 생각이 나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었다. 나도 어느샌가부터 그 말을 자주 떠올리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갈 거니까, 그렇게 희망을 갖게 된다. 너는 내게 아프게 남은 이인 줄 알았는데, 사랑과 희망을 남긴 이였다. 네가 남겨둔 것들을 계속 떠올리고 떠올리다 보면 내 마음에는 사랑이 비치거든. 처음엔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였지만, 이제는 알 것도 같아서 나도 많이 성장한 걸까 싶다. 

한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숫자의 겨울들이 지난 후, 지금의 올 겨울은 유독 따뜻하지 않을까 싶다. 너를 향한 그리움은 비를 맞고 바람에 날려 지금의 사랑이 되었다. 코트에 목도리, 스웨터와 손모아 장갑까지 꽁꽁 싸맨 후 길거리를 자주 걸으며 듣던 종현의 ‘따뜻한 겨울’. 그리고 난 이제서야 이 노래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2018년 그때의 내 배경음악이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라면, 2024년 지금의 음악은 ‘따뜻한 겨울’이다. 비로소 이해하기까지 자그마치 6년이 걸렸기에.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가 남다르던 너였다. 너는 겨울을 동경했고 나는 너를 동경했지. 이건 아마 앞으로도 변함없는 사실일 거다. 내 나이가 너를 앞선 후에도 말이다. 

그래, 내가 보낸 편지는 겨울에게 보낸 편지였다. 잘 지내니, 나의 겨울아.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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