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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장병들을 위한 시작의 발돋움 - 구재서 전 장군

등록일 2024년12월27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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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뜨거운 사나이라면 성인이 되었을 때 꼭 거쳐가야만 하는 군대, 그 군대의 첫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훈련소는 전역한 군인들에게 뜻깊은 장소 중 하나로 남는다. 이번 만나고 인터뷰에서는 좋은 기회로 육군훈련소에서 근무하신 구재서 전 장군님을 찾아뵙게 됐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렸다.

 

"안녕하세요, 육군훈련소장으로 근무했던 구재서라고 합니다."

 

첫번째 질문으로 육군훈련소의 핵심 목표와 가치에 관해 설명을 부탁드렸다.

 

"한 가정의 소중한 아들을 대한민국이라는 자랑스런 국가의 아들로 만드는 장소가 바로 육군훈련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한 가정의 다음 세대 기대주가 국가의 기대주로 재탄생하거나 한 자연인을 국가관, 사생관의 준거와 틀 속에서 국가의 장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제공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치로 말씀드리자면 한국전쟁 중 창설된 육군훈련소는 지금까지 약 9백만 명이 넘는 인원을 배출했습니다. 학교로는 육군훈련소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배출한 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군훈련소가 가져갈 핵심 목표와 그에 관한 뜻깊은 가치에 관해 좋은 말씀을 들었다. 그렇다면 훈련병들이 훈련소 생활 중 가장 자주 겪는 어려움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특별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는지 여쭤봤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정체성의 혼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자녀 1~2명이 대부분인 가정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인정받고 대우받으면서 생활해오다가 수많은 또래의 군중 속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는 정신적인 고통의 과정을 겪게 됩니다. 똑같은 짧은 머리, 옷, 환경, 생활 환경이 낯설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군 차원에서 시대가 변함에 따라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과거보다 많이 개선된 군 환경이지만, 청년의 관점에서 봤을 땐 너무나 뒤떨어진 낡은 시설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일례로 한 훈련생은 난생 처음 접하는 재래식 화장실에 충격을 받아 일주일 넘게 일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군 차원에서 매년 시설 개선에 많이 힘 쓰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기위해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동안 사회에서 맺어온 사람들과의 갑작스러운 관계적 단절에서 큰 사회적 고립감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핸드폰 사용에 관한 심도있는 검토를 거친 끝에 현재는 훈련시간 이외 주말이나 일과 후에는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환경적 불편과 생소함에 관해 과거와 달리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초기의 적응과정을 무탈히 거치게끔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쉽지 않을 군 생활을 위해 보이지 않은 곳에서 장군님께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꼈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 최근 군 훈련에서 기술 발전과 현대화가 큰 화두라고 한다. 이러한 변화가 훈련소의 교육 과정에 끼치는 영향이 있는지 여쭤봤다.

 

"육군훈련소는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부분을 배우는 곳이기에 군인으로서의 기본적인 군인정신과 기초 체력, 기초적인 군사기술을 우선적으로 교육합니다. 더불어 기본과 기초가 되는 부분은 변함없이 훈련을 시키되 왜 이런 부분이 미래의 전장에서도 필요한지 이해시키고 설명하면서 훈련을 진행해 나갑니다. 이로서 변화된 기술 발전에 따라 분소대급의 전술훈련 시 마일즈 장비를 활용하여 훈련시키는 등 최대한 실전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변화된 기술 발전에 따른 분소대급의 전술훈련시 마일즈 장비를 활용하여 훈련을 하는 등 최대한 실전과 비슷한 경험을 할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훈련장도 시대적 상황과 여건에 맞게 실내 사격장 설비 개선, 의료서비스 확대와 같은 것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전에는 연대별 1명인 군의관을 2명으로 편제하여 군 진료서비의 질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훈련소 인근의 대학병원과도 협조하여 긴급상황에 신속한 치료가 가능하도록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현대화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여러 방면에서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이어서 이렇게 훈련소를 이끌어가시며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이 언제였는지 여쭤봤다.

 

"저는 70년이 넘는 육군훈련소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인 만 3년을 지휘관으로 있었습니다. 인원으로 대략 매년 12만명, 총 35만여 명의 훈련병들을 배출했습니다. 매주 약 2~3천여 명의 훈련병이 입소하고, 수료하는 3년 동안 한 기수도 예외없이 매주 2시간씩 모든 훈련병들과 만나 대화한 것이 가장 큰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성인으로서, 군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그들에게 'Non Sibi(배워서 남 주자)'라는 화두를 던진 게 가장 인상 깊습니다."

 

훈련생들에게 큰 귀감이 되어주신 장군님의 말씀이 크게 와닿았다. 다음으로 앞으로 육군훈련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자 비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봤다.

 

"제가 육군훈련소장으로 있으면서 중장기적인 육군훈려소 미래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고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군 수뇌부의 인식이 바뀌어 군 시설 개선 차원에서 더욱 힘쓰려고 노력해야 하며, 훈련병들이 부대에 들어가기 이전 최초의 훈련 장소이기에 시설과 환경적인 면에서 다른 어느 부대보다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거보다 많이 짧아진 군 복무기간이기에 훈련수준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훈련 후 바로 야전에 가서 임무수행할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만 부대의 전투력 수준 유지가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육군훈련소의 훈련장은 대부분 주둔지 밖,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고 동서남북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부지를 추가적으로 매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흩어져 있는 훈련장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절실히 느낍니다. 끝으로, 배출되는 훈련병의 수준과 관련하여 전투병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구비하는 것 외에 수준 높은 시민으로서의 의식과 자세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갈수록 공동체 의식이 약화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육군훈련소는 가정, 사회와 국가의 안전, 그리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가장 본질적인 군의 사명을 위한 군인을 양성하는 장소입니다. 따라서 올바른 시민정신을 가진 건전한 군인을 길러내기 위한 최적화된 교육시스템을 구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육군훈련소가 가져야 할 개선점과 장기적인 관점에 관한 좋은 말씀을 듣고, 신경을 많이 기울이셨음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훈련병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렸다.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나아가 멋진 삶을 살아가기 위해 단연코 세계 최대의 훈련소이자 단일 교육기관 중 하나인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 '육군훈련소'라는 학교를 맞이한 여러분들께 큰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생각할 수 있는 4~5주의 기간동안 여러분은 놀라운 성장을 하게 될 것입니다. 군인에게 있어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가정은 물론, 사회와 국가의 안전 그리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올바른 시민정신을 가진 건전한 군인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것인지를 계속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멋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정석현 기자 kanaoo19@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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