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영웅의 동상 앞에서 신화를 꿈꾸다 - 글로벌경영과 구기동 교수

등록일 2015년11월04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구기동 교수(글로벌경영과)
세계 최초의 대학인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University of Bologna)은 신학, 철학, 법학, 의학을 가르쳤고 지금도 여전히 다수의 학교들은 신학을 기본 학문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 이유로 신학이 성직자나 종교인들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간의 원초적 회귀성과 신앙을 가장 많이 반영한 결과라는데 기초한다. 특히 신학(神學)의 토대인 신화(神話)는 먼 과거나 가까운 과거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으로 자연, 초자연 또는 사회문화 현상 등의 기원이나 형성을 설명한다. 더욱이 서양 문명에서 그리스 문화는 과거의 역사뿐만 아니라 현재의 삶과 정신도 지배하고 있다. 그 신화가 발칸반도의 펠로폰네소스와 올림푸스산을 중심으로 신에 의한 우주만물의 시작, 신과 인간의 관계 활동, 영웅시대로 인간의 발전과 정신을 설명한다. 또 다른 믿음인 헤브라이즘도 신에 의한 천지창조, 영웅시대 그리고 인간의 신학적 회복을 강조한다.


이러한 신화와 영웅은 모두에게 가장 근본적인 물음이며 자아 본성의 가장 기초적인 가치이다
. 그리고 불완전한 존재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흔들리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멘토이며 닻(anchor)으로 작용한다. 어려서 우리는 위대한 영웅의 전기 속에서 미래의 좌표나 벤치마크를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이루어지기 어려울지라도 모든 사람은 신화 속의 영웅이 되기를 꿈꾼다
. 그렇다고 모두가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꿈을 꾼 사람은 꾸지 않는 사람이 얻지 못하는 성취와 성공을 얻을 수 있다. 첫 직장 생활에서 나는 세계로 나가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은 불가능한 목표에 가까웠다. 그러나 영웅이 준 꿈을 내 것이라 생각하고 포기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국내펀드업계에 1999년 바이코리아펀드와 2004‘1억 만들기 적립식펀드의 신화를 만드는데 작은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을 선물로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세계의 명품 회사나 귀금속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를 개발하여 분야별 세계의 지배자였던 드비어스, 리치몬드, 루이뷔통 등에 투자하여 성공 신화를 창조한 속의 영웅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교육은 한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그림을 다른 사람의 마음 속에 그리는 과정이라고 한다
. 따라서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꿈을 그릴 수 있도록 사실을 법칙과 관계로 표현하고 세밀하게 구성된 경험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학교로 직장을 이동한 후 이와 같은 이상을 가진 영웅인 일리노이 대학교의 초대 총장 그레고리(J. Gregory)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저서인 The Seven Laws of Teaching에서 학생의 영혼을 아는 교수자, 탁월한 기술을 가진 교수자 및 전인 교육자가 될 것을 권면하였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교수자에게 학생은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 사항과 그들의 언어로 흥미를 유발할 수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언어를 지혜롭게 선택하여 가장 명료하고 인상 깊은 의미로 전달해야 한다. 따라서 유능한 교수자는 시간이 갈수록 가르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매년 교재를 바꿔가면서 새로운 진리와 기술을 습득하여 가르치려 하지만 아직까지 잘 되지 않고 있다. 오후에 수업에 흥미를 잃은 학생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집중시키는 일은 난제에 가깝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인재의 대량 배출이 필요했던
70-80년대 개발시대의 직업교육으로 오늘날 인프라의 완비와 공급 과잉, 인력 수급 부조화의 시대에 교수법이 맞지 않는 것도 당연할지 모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레고리가 주장한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통하여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는 듯하여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올해 개교 41주년을 맞이했다. 지금 이야기하는 NCS에 아무도 관심없고 모델도 없던 시기에 우리 대학교는 40년 앞서 직업교육을 개발하여 인재를 공급한 신화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창의적인 교수자와 동기 유발된 학습자가 지속적인 영웅과 신화를 창출해 내는 토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우리에게 신화와 영웅은 있었지만 그 신화와 영웅을 대접하는데 인색하지 않았나 싶다. 요즘 구조조정의 여파에 휘말리는 다수의 학교들을 보면 일천한 역사로 직업교육의 신화와 영웅을 창조하지 못하였음을 볼 수 있다.


신구대학 재학시절인
30여 년 전 5, 남한산축제에서 하얀 모자를 쓰고 저녁 늦게까지 행사를 관리하던 키 크신 분이 계셨다. 축제가 끝난 후에도 항상 교내를 돌면서 학생이 자주 다니는 곳을 관리하시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 분이 계시지 않지만 아름다운 대학. 직업교육의 이념과 철학을 세운 그 분의 동상 앞에서 또 다른 신화를 꿈꾼다면 한여름 날의 몽상일까?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보도 여론 사람 교양 문화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