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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은 행복한 시민의 보약 - 원예디자인과 황환주 교수

등록일 2015년11월04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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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주 교수(원예디자인과)
인간은 먹어야 산다. 인간의 먹거리는 대부분 농업에서 생산된다. 인류 생존의 역사는 농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상공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정보통신 분야의 경제적 비중이 훨씬 커지면서 농업은 상대적으로 경시되고 있다.

최근 도시농업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국가 정책으로도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가히 열풍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의 급속한 도시화 및 도시생활에 지친 시민들의 반작용이다. 삭막한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 이웃과 소통 없는 각박한 인정, 오염된 도시환경으로 인한 건강문제 및 도시생활의 과도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자발적인 현상이다. 인간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근본적으로 농업활동이 필요함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도시농업은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하여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주변의 자투리땅에서 상추, 토마토, 고추 등과 같은 채소를 키우고 수확하여 본인이 먹거나 주변에 나누어 주기도 하는 활동이다. 채소뿐만 아니라 과일나무를 키워 사과, 복숭아, 대추 등을 수확하기도 한다. 넓은 의미로는 비영리적으로 소규모로 토끼나 염소와 같은 소동물을 기르는 것까지도 도시농업활동 범위에 포함된다. 땅에서의 농업활동을 기본으로 하지만 옥상과 같은 공간에 인공적으로 토양을 조성하여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도 중요한 도시농업 활동 중의 하나이다. 심지어 작은 상자에 흙을 채워 상추 몇 포기를 키우는 것도 포함된다. 현재 전 세계 도시농업 인구는 8억명 이상으로 몬트리올에는 8,000여 곳의 텃밭이 있고, 뉴욕에는 옥상에 텃밭을 둔 빌딩만 600개 이상이라고 한다.


요즈음 도시민들은 왜 이러한 도시농업 활동에 적극적일까
? 도시농업 활동을 함으로서 개인적 또는 사회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일까? 첫째, 농작물을 직접 가꾸어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인간은 오랜 기간 동안 농경생활을 하면서 직접 식물을 기르는 행동을 해왔다. 비교적 최근까지 농업국가였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더욱 그러하다. 즉 주변에 아무리 좁은 땅이라도 있으면 본능적으로 씨앗을 파종하고 작물을 키우고자 하는 유전인자를 갖고 있는 것이다. 오염된 환경에서 과도한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스스로 키워 먹으려는 경향이 반영되어 도시농업 바람이 크게 불고 있는 것이다.그 과정에서 스스로 만족하는 즐거움을 얻게 된다.


둘째
, 시민들은 이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농작물을 키우는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원예치료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많은 연구에서 원예활동 중에 인간을 행복한 감정 상태로 만들어 주는 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증가하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말 그대로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는 일이다. 최근 정년퇴직 연령은 빨라지고 수명은늘어나면서 노령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시농업이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적 여유가비교적 많은 어르신들에게 최고의 소일거리가 될 수 있고, 그 결과 몸과 정신이 모두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셋째
,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적 또는 이웃간의 소통부재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도시에 살고 특히 아파트와 같은 다가구 주택에 사는 비율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전통 마을에서 볼 수 있는 공동체는 무너진 지 오래이다. 이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비용을 초래한다.도시농업 활성화는 이러한 문제해결에 큰도움을 줄 수 있다. 건물의 옥상 등에서 개인적으로 식물을 키울 수도 있지만, 대부분공동 텃밭이나 다른 팀과 이웃하여 농작물을 재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작물재배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면서 소통이 이루어진다. 또 각자가 키운 농작물을 이웃과 나누게 되고 축제와 같은 잔치로 이어지기도 한다. 무너진 공동체를 되살릴 수 있는 것이다.


국민소득 면에서 볼 때
1만 달러까지는 소득 증가에 비례하여 행복지수가 높아지지만 그 이상에서는 무관하거나 오히려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더불어 소유욕구보다 존재욕구가 높아진다고 한다. 신자유주의 또는 무한자본주의를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여러 병폐를 해소하는데 요즈음 활기를 띄고 있는 도시농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제한된 공간 속에서 주변을 아름답게 조성하고 가꾸는 가드닝(Gardening) 활동으로 확장될 때, 보다 바람직한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나아가 도시 농업활동을 매개로 다양한 공동체가 형성되고 그 속에서 혼자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시농업은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친 시민들에게 행복을 더해주는 보약이 될 것이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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