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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케이카쿠(伊藤計劃), 그의 계획이 다시 돌아오다

등록일 2015년12월09일 12시55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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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ixyfox.com/news/72/new-project-itoh-commercial-confirms-genocidal-organ-anime-film


http://www.otakutale.com/2015/project-itoh-anime-film-project-announced/

일본 세간에서 천재 SF작가로 불린 이토 케이카쿠(伊藤計劃)2007학살기관이라는 장편 소설로 데뷔해 일본 SF계 뿐 만 아니라 문학계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가 2007년 데뷔를 했을 때 그의 나이는 32살의 젊은 작가였다. 작가로서의 삶을 계획하기 위해 필명을 이토 케이카쿠(計劃-계획)로 정한 그는 출판마다 큰 호응을 얻었고 SF계의 젊은 신예라 불리며 독자들과 소설·영화계에 더 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는 그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고, 20093, 34살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사망했다. 당시 그는 병원에서 병마와 투쟁하면서 두 번째 장편소설인 하모니를 집필했고 책이 출판 되고 얼마 후 사망했다. 그가 사망하고 6개월 후 하모니는 제30회 일본 SF 대상을 수상한 안타까운 유작이 됐다. 또한 그가 30페이지의 서두만 적고 떠난죽은 자의 제국은 그의 동료이자 소설가인 엔조 도(円城 塔)가 남은 부분을 집필했다. 하지만 그가 사망한 후에도 그의 소설들은 여전히 흥행을 이어갔고 이후 5년 뒤 그를 기리기 위한 ‘project itoh’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 그의 장편소설들인 학살기관하모니, 죽은 자의 제국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영화화됐으며 2015년 하반기에 일본에서 개봉, 국내에는 내년 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현실, 혹은 기존의 인물을 토대로 이목을 끌다

그의 소설은 현실을 기반으로 섬세하고 탄탄한 구상이 독자로 하여금 작품을 여러 번 곱씹게 한다.”
일본의 문학평론가 사사키 아츠시가 이토 케이카쿠의 작품의 인기 비결을 평가한 말이다. 대체로 SF장르는 현실에서 반영되기 힘든 요소를 배경으로 해서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편이지만, 그의 소설은 독자들 주변, 혹은 비슷한 환경이나 이해하기 쉬운 관점을 기반으로 독자들이 소설 속에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그의 작품인 학살기관죽은 자의 제국에서 그러한 점을 볼 수 있는데 학살기관의 경우 테러로 인해 위험에 처한 세계에서 국가와 테러와의 전쟁을 무대로 한 가까운 미래가 배경이다.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테러로 인한 공포와 소설 속의 공포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독자들이 큰 공감대를 형성했음을 알 수 있다.

기존의 소설이나 인물을 불러 내용을 전개한다는 점도 그의 소설의 특징인데, 죽은 자의 제국에서는 아서 코넌 도일(Arthur Ignatius Conan Doyle)셜록홈즈시리즈의 인물인 존 H. 왓슨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유사한 배경 속에서 상황을 다르게 해석해 나간다.

허를 찌르는 전개, 유토피아를 디스토피아로 만들다

소설 속 관점에 차별화를 둔 것도 이토 케이카쿠 소설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그 점은 두 번째 장편소설인 하모니에 잘 나타나 있는데 책의 표지의 내 마음이 행복을 거절했다라는 문구를 통해 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행복은 건강한 삶과 서로간의 배려를 가리킨다. 이는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보편적인 행복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행복을 거절했다는 문구가 상당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소설 하모니21세기에 중반에 발생한 <대재앙>이라는 핵전쟁, 기아, 질병으로 인해 인류가 황폐해진 시기 이후 그 반동으로 인해 극단적으로 발달한 건강주의 사회를 무대로 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정부가 인간의 건강을 직접 관리해 완전히 질병으로 해방되었고 사회는 사람들의 이기주의가 원인이었던 <대재앙>을 사전에 막기 위해 타인에 대한 배려를 중요시한다.

이는 어쩌면 현대인의 관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사회관이다. 오늘날 빈번히 발생하는 종교문제와 정치적 갈등을 비롯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서로간의 조화와 배려를 우선시하는 사회를 사람들은 추구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작가는 이러한 사회를 디스토피아(Dystopia)로 표현했다. 소설 속의 사람들은 건강을 얻어 자신을 신경을 쓰지 않게 되고, 사회의 조화를 위해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억누르게 됐다. 사회적 집단의 인간으로 바라봤을 경우 이는 이상적인 사회, 유토피아(Utopia)지만 사람 개인의 관점으로 봤을 때는 디스토피아로 보이게 한 것이다. 건강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 현대인들이 원하는 유토피아를 생각지도 못한 관점으로 해석해 허를 찔러 독자들의 기존의 관념에 기습해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계획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나는 당신의 몸에 머무르며 당신의 입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이토 케이카쿠가 남긴 말로 자신은 떠나도 자신의 이야기로써 독자들에게 존재하고 싶다는 그의 생각을 보여준다. 이 생각은 그의 작가로서의 계획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읽고, 그의 생각이 세상에 남아있는 한 그의 계획은 끝나지 않는다. 더 넓은 의미로 바라봤을 때 그의 계획은 진행이 아닌 이제부터 시작일 지도 모른다.

한희수 기자 hhs80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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