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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원숭이 해, 나는 해적왕 원피스 - 박상윤 학우(건축전공 1)

등록일 2016년01월08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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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부터 할 일을 계획해 놓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모든 일의 과정을 그려 놓기만 하고는 정작 색칠은 하지 않았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에 만족하고 안주했다. 만사태평이었다. 시작이 좋아도 마무리가 어설프면 속 빈 쭉정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다. 중학생 때 숙제와 시험공부를 미루는 습관 때문에 시험을 망치는 경우도 많았고, 약속시간도 잘 지키지 않아 사람들과 트러블이 많았다. 치밀한 계획의 결과는 빈껍데기였고 이어서 허무함이 밀려왔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이런 습관을 고치려 노력했다. 시작에 안주하지 않았으며 더 치밀하게 노력했다. 결과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저는 노력을 해도 안 되는 아이인 것 같아요라고 우문했다. 선생님은 지키지 못하고 미루기만 하는데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느냐라고 되물으시고는 이 종이에 네가 할 일을 적고 책상에 붙여라. 그리고 그 일이 끝날 때까지 건드리지 말아라라는 현답을 주셨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일상 속에서 목표의 시작점을 잊지 말라는 뜻이었다. 망망대해 속에서 표류하던 중 등대 하나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하루 하루 등대의 빛을 등지고 바다를 여행하려 다시 한 번 노력했다. 오랫동안 몸에 배어있던 습관을 한 번에 고치기는 힘들었다. 부모님의 거센 입 바람에 기분이 우중충한 날에는 빛의 밝기가 희미해져 길을 잃을 때도 있었다.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공 차는 데 정신이 팔려 외딴 섬에 와있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씩 고쳐나갔다. 목표라는 노를 놓지 않고 저었다. 이 섬 저 섬을 정복해 나갔고 수학 6등급에서 4등급’, ‘영어 2등급이라는 새로운 동료들도 만났다. 이런 나를 봤을 때는 가슴 속에는 거센 파도 같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마침내 이 섬 저 섬을 정복해나감으로써 나만의 나침반을 만들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 메모장에 적은 계획들을 제 시간에 끝마치기 이르렀다. 바다를 여행하면서 해적왕 골D.로저가 숨긴 보물을 찾아낸 것이다.

신구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내가 해야할 일이나 약속들을 핸드폰에 메모해두고 실천해가면서 학업에 좋은 영향을 받았고 주변 사람들과의 트러블도 거의 줄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내가 변화해가는 과정을 다시 보고 초심을 잃지 않는 계기가 됐고,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새해 역시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며,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고치려고 노력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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