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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라 2016!

등록일 2016년01월08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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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준 기자

나는 재작년 수능이 끝난 12, 판자촌에서 연탄봉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담임 선생님이 해이해진 학생들을 데리고 가신 것인데, 기자는 연탄 3개의 무게 앞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을 실감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작년 12월에는 구룡마을로 연탄 배달 봉사를 자진하여 갔다.

3.65kg의 연탄을 줄지어 나르는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검은색 연탄가루가 칠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웃음꽃이 피었다. 옆에 계신 아주머니는 봉사를 하는 와중에도 기자에게 재치 있는 농담을 건네주시는가 하면, 집에서 믹스커피 한 박스를 들고 나오신 할머니는 50여 명 분의 커피를 순식간에 타주셨다. 이날 나는 연탄 무게 이상의 삶의 무게 앞에서 어리숙함을 체감했고, 고등학교 때의 의무적으로 했던 봉사가 아닌 스스로 선택한 봉사라는 점에서 짜릿함을 맛봤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한없이 시계를 쳐다보며 시간아 빨리 가라고 빌며 어서 어른이 되고 싶다고 소망하곤 했다. 이제 그 소망이 이루어져 대학생이 되니, 고등학교 때보다 선택지가 다양해졌고 선택의 기회도 늘었다. 이곳저곳에서 나를 향해 외치는 응답하라 2015’라는 부름에 달려가 보니 교과서에는 없었던 배움이 있었다. 그것은 술, 담배와 같은 향락에서 느껴지는 짜릿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학생들이 사회의 부름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소망은 이뤄졌지만 현실과 꿈 사이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지 갈등의 연속이다. 아직 사회초년생이란 이름표가 부담스럽지만 기업은 일류 인재를 찾으며 대학생에게 고스펙을 요구한다. 부모는 꿈을 쫓는 자식을 만류하고, 내가 선택한 진로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은 고등학생 때 짊어졌던 책가방의 무게보다 훨씬 무겁다. 주위에 벌써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친구들과 발걸음조차 떼지 못한 자신을 비교하며 빠르게 가는 시간을 탓하게 된다. 이런 조급함과 막막함 속에서 20대라는 나무가 성장이 더딘 이유다.

사회의 급류 속에서 좌절과 울분을 겪고 왜 이것을 선택했나?”라는 질문 앞에서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사회 참여 활동이 절실하다. 20대는 참여 속에서 성장의 자양분을 얻는다. 책임의 무게를 견디면 단단한 뿌리를 형성해낼 수 있고, 경험으로부터 얻는 짜릿함은 곧은 가지를 만들어준다. 사회는 멀리 있지 않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생생한 경험을 통해 얻은 배움을 면접관에게 전달해 자신의 높은 콧대를 보여줘야 한다. 20대는 여론을 형성하는 주체로서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사회에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역군을 고를 수 있는 나이다. 시끄러운 우리나라 정치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에 눈을 뜬 학생이라면 경제활동의 주체로서 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붉은 원숭이의 해로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좋은 해다. 새해에는 눈을 돌려 사회에 직접 나가 다양한 활동에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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