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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를 떠나며]학보사 편집부장 한희수

등록일 2016년01월08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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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수 편집부장(시각디자인과 2)

2년 전, 그날의 나에게 말한다

학보사 기자라는
2년의 활동이 이제 종착역에 도착했다. 그간의 활동이 늘 순탄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지만 빛나는 경험이라고 한다면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학보사 활동 막바지에 들어서 은연중에 되새기게 되는 점이 생겼는데, ‘나는 내 밥값을 했는가?’라는 생각이다. 신문제작이 다 같이 해야 하는 것임은 당연한 말이지만 과제나 개인적인 일에 치여 살다보니 빈번히 다른 기자들의 일도 챙겨야 하는 편집부장의 본분을 망각하고 본인의 일 처리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후배들이나 동기들한테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야 할 사람으로서 균형을 잡아줘야 했음에도, 누군가를 이끄는 리더의 자질이 부족했던 나로서는 구멍 난 모습을 자주 보여준 점이 학보사 생활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다보면 자잘한 꾸중들을 듣게 되지만 이러한 사소한 일들이 분명 사회에 나아가는 새싹 단계의 나를 키워나가는 조그만 양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2년간의 활동 중에 깨달은 바가 있다면 다소 부정적일지는 몰라도 세상 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원고를 써도 늘 성에 차지 않았고 잘 쓴 원고라고 생각해도 다시 고쳐야 했고 늘 결속을 다짐했던 동기들도 중간에 이탈해 버리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안타까운 감정이 앞섰지만 더 안타까웠던 것은 그러려니 하며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분명 더 나은 방법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을 텐데 방관하며 애써 꾹꾹 눌러 참아온 내 우유부단함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만약 내가 20143월로 되돌아간다면, 학보사에 다시 지원하게 될 상황에 놓인다면, 나는 어김없이 지원서 들고 찾아가 제출했을 것이다. 안타까운 감정 이전에 더 반짝반짝 빛나는 찬란한 경험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글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한 내가 처음 기사를 쓸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나의 기사들을 되돌아본다면 장족의 발전이 있었다고 스스로 자부할 수 있다.

처음 학보사 활동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해도 나는 지원서를 제출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지금의 내가 그 경험들을 겪고 오늘의 조금 더 나아진 나를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학보사 지원서를 들고 제출을 해야 할까 말까 망설이는 20143월의 나에게 말한다.

까짓것 지원해 버려, 죽기야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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