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사람들이 봄을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꽃과 새로운 시작일 것이다. 봄에는 다채로운 봄꽃들이 많이 피어나지만 나는 그중에 벚꽃과 개나리를 가장 좋아한다. 우리나라는 벚꽃이 많이 피어 여러 지역에서 축제가 열리는데, 난 아직 석촌호수 벚꽃축제 밖에 가보지 못했다. 올 봄은 힘들겠지만 다음에는 꼭 다른 지역의 꽃 축제를 즐기러 갈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벚꽃축제인 경남 진해군항제가 제일 가보고 싶다. SNS를 보면 온갖 인증사진이 떠도는데 진해군항제의 전경이 가장 아름답고 황홀해 보인다. 그리고 내가 사는 마을엔 개나리가 많다. 봄이면 항상 볼 수 있는 꽃이라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개나리가 만개하면 완연한 봄이 왔다고 혼자 생각하곤 한다. 따뜻하고 기분 좋은 계절인 봄에 새록새록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 나 또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봄이 시작되는 3월이 돼야지만 진정한 새해가 됐다고 생각한다. 1, 2월은 아직 추운 겨울이라 딱히 새해라는 기분이 들지 않기 때문에, 사계절의 시작인 봄이 와야지만 새로운 출발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항상 신년 계획을 세울 때에도 봄이 시작하는 3월에 세우는 편이다. 대부분 신년 계획을 연초에 세워서 3월이 되면 많이 잊어버리거나, 생각하고 있다고 해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남들이 1월에 금연이나 다이어트와 같은 목표를 세울 때 나는 3월에 최대한 지킬 수 있는 작은 목표를 계획한다. 이번 봄이 끝날 때 내가 정한 계획표대로 꾸준히 지켜서 기분 좋게 봄을 마무리 해야겠다.
새로운 시작은 비단 신년 계획 뿐만이 아니라 입학식도 있다. 나는 지금도 초등학교를 처음 들어갔을 때와 중학교, 고등학교 입학식 때가 기억이 난다. 설렘과 기대, 그리고 잘 지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뒤섞여 있었다. 내가 사는 지역은 좁아서 같은 중학교를 다니던 친구들과 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등굣길도 똑같았지만 새로운 교복을 입고 새로운 학교를 다닌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설렜던 일이었다.
아마 대학교 입학식을 했을 때가 걱정을 가장 많이 한 때일 것이다. 처음으로 다른 지역에 가서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것이 많이 걱정이 되었고,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어 좋았지만 같은 방을 쓰는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도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덜컥 겁부터 낸 것 같다. 가족과 같이 살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통화도 자주하고 걱정했던 것에 비해 그렇게 외롭지 않았다. 기숙사 룸메이트들을 잘 사귀어 기숙사 생활도 편하고 재밌어 과 생활과는 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유독 봄이 되면 많은 기억들이 툭하고 생각나는 것 같다. 봄맞이 감수성이라고 해두자.
이혜원 학우(사진영상미디어과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