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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 박효식 학우(관광영어과 2)

등록일 2016년06월24일 17시24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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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전부터 많이 고민했다. 혹시 내가 쓴 글로 인해서 누군가 불쾌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나는 굉장히 평범한,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못한 25살 대학생이다.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너그럽고 편하게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주제로 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가치관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을 찾아봤다.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기준이 되는 생각, 삶의 지표가 되는 생각이 정의다.

내 가치관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학교 다니면서 많이 도움이 됐던 좌우명과 같다. 작년에 2학년이 되면서 관광영어과로 전과를 했다. 영어를 잘 못하지만 배워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한 전과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수업이 너무 버겁게 느껴졌고 휴학을 결정하게 됐다. 그리고 올해에 복학했다. 나이만 한 살 더 먹었을 뿐, 여전히 작년과 같이 힘든 학교생활이었다. 어떻게든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영어 실력을 높여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다. 겨우 초등학생 영어 실력밖에 안 되는데 말이다. 자퇴는 차마 못하겠고 휴학은 작년에 했었고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어 버텨보기로 했다. 무의식중에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불안함과 초조함이 있었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라고 계속해서 자신을 다독였다. 이 문구는 학교생활을 버거워 하는 나에게 친누나가 해주던 말이다.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

이번 학기에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했다. 사실 원어민 교수님의 수업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토익시간이나 독해시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사전에 검색하고 찾아봤다. 영어가 안 들리면 안 들리는 대로 풀 수 있는 문제를 열심히 풀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언제부터인지 학기 초에 느꼈던 불안함, 초조함은 사라졌고 벌써 1학기를 끝마쳤다. 영어실력이 좋아진 것도 성적을 잘 받은 것도 아니지만 학사경고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내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를 가지고서 안 된다고 불안해 하고 초조해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마음 편하게 먹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내 가치관이, 좌우명이 정답은 아니지만 지금은 반 친구들이랑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앞으로 무사히 졸업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여러분도 때로는 성취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고통받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라고 마음 편하게 먹고 지내보는 것도 좋다. 신구대 학생들 모두가 학교생활 하면서 너무 힘들어 하지 않고 무사히 졸업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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