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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들의 항변

등록일 2016년06월24일 17시5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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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사람이 존재할까? 누구나 하나쯤은 결함 아닌 결함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신구학보 303호에서는 길치, 몸치, 음치인 인간미 풀풀 풍기는 학우들을 만났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결함 하나 때문에 기죽지 말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자신이 치임을 누구를 통해 언제 어떻게 깨닫게 되었는가?

이규범 학우(시각디자인과 1) 초등학교 6학년 때 태권도 끝나고 집에 가는데 집이 어딘지 몰라서 울고 있었어요. 그 때 누가 절 도와줘서 집에 돌아갈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정은 학우(지적부동산과 1) 중학교 3학년 때 제가 움직이고 춤만 추면 친구들이 놀려서 몸치라는 걸 알게 됐어요.


현승민 학우
(미디어콘텐츠과 1)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음악 가창 수행평가를 하는데 친구들이 우습다는 시선으로 바라본 기억이 나네요. 그 때부터 , 내가 음치구나생각했습니다.

 


2.
자신이 치를 가졌다는 것에 대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이규범 학우 딱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볼 때도 그냥 길을 잘 못 찾는구나, 하고 마는 것 같아요. 또 요즘은 스마트폰의 길 찾는 어플리케이션이 아주 잘 나와서 그런 걸 활용하면 되고요.


이정은 학우
정말 재미있고 좋습니다. 의외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몸치라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현승민 학우
딱히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노래 부르는 순간만큼은 남들이 마치 저를 광대로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은 합니다.

 


3.
치로 인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나 별명이 있나?


이규범 학우
딱히 별명은 없었고 주변에서 많이 들었던 말이라면, 사는 지역이 성수동인데 성수동 사람이 맞냐는 말을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이정은 학우
저는 몸치 때문에 더러워 꺼져~’ 이런 말을 많이 들었죠. 물론 친구들이랑 장난치면서 웃으며 하는 소리라 저도 웃기고 재미있었어요.


현승민 학우
저도 별명은 없었어요. 처음에는 음치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고, 오히려 제가 음치인걸 알면 노래 이야기를 할 때 침묵이 좀 있어요. 이런 느낌을 받을 때면 노래를 잘 하고 싶어져요.

 


4.
치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던 것이 있는가?


이규범 학우
항상 왔던 길을 잊어버리곤 해서 처음 가는 길에서는 난 왼쪽으로 갔으니까 이걸 기억해야 해라는 식으로 되뇌며 다녀요. 길을 갈 때 방향을 바꿀 때마다 반복해요. 또 생소한 길인 경우에는 스마트폰의 지도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게 현명한 것 같아요. 머리로 기억하는 건 한계가 있거든요.


이정은 학우
체육대회 때 춤도 추고 줄넘기 같은 운동도 하잖아요, 그런데 체육 선생님이 너는 좀 쉬어라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하지만 이렇게 운동을 못해도 평소 생활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거든요. 그래서 굳이 안 되는걸 바꾸려 했던 적은 없어요.


현승민 학우
제 친구가 노래를 배우는데, 그 친구한테 직접 노래 레슨을 받은 적이 있어요. 노래를 잘 불러보고 싶어서 배운 걸 계속 생각하고 부를 때 실천했어요. 정말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니까 효과가 있었습니다.

 


5.
자신이 가진 치가 매력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장점이 된 적이 있는가?


이규범 학우
혼자 다닐 때는 힘들지만 친구들과 다니면 제가 길치인 걸 알고 있으니까 알아서 길을 찾아줘요. 그래서 저는 따라가기만 하면 돼서 좋아요. 또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아니라 어딜 놀러 갔을 때에는 예상치 못한 곳에 다다라서 좋은 걸 구경하기도 하는 낭만도 있고요.


이정은 학우
몸치라는 사실이 누군가에게는 매력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귀엽게 봐주는 사람들이 많고 친구들이 재밌게 봐주는 게 좋습니다.


현승민 학우
친구가 이별을 겪고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에 친한 친구들끼리 모인 적이 있는데, 그 때 제가 분위기를 반전시키려고 노래를 했어요. 제 생각에는 잘 불렀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는 막 웃고 있는 거예요. 가끔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능력을 가진 셈이죠.

 


6.
부끄러웠던 적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럴 때는 어떻게 했나?


이규범 학우
길을 잃었다 싶으면 바로 지도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요. 더 이상 고생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죠. 사실 오늘도 부끄러웠던 일이 있었어요. 인터뷰를 하러 복지관 2층으로 와야 하는데 국제관 2층에서 전화를 받고 겨우 찾아왔죠. 4개월이나 다닌 학교를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하하)


이정은 학우
저는 친한 친구들이랑 있을 때 얌전떠는 성격이 아니라서 저를 놀리면 오히려 더 요란하게 춤추고 놀아요. 그러고 보면 딱히 부끄러웠던 기억이 없던 것 같네요. 평소에는 딱히 춤출 일이 없잖아요? 춤은 즐겁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추는 것이기도 하니 오히려 더 좋아요.


현승민 학우
친구한테 레슨 받던 시절에 레슨 내용을 되새기면서 노래를 부르며 길을 걸은 적이 있어요. 어느 정도 작은 목소리로 불렀는데 골목길에서 웬 사람들이 나오는 거예요. 너무 당황해서 바로 그 자리를 피했죠. 음치여서 부끄러웠다고 생각했는데, 길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 자체에 부끄러움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7.
자신이 가진 치로 주변인들을 즐겁게 했다든가, 자신이 즐거웠던 일이 있었나?


이규범 학우
저희 동네에 아는 친구가 왔는데, 길을 알려줘야 하는 상황에 길을 못 찾아서 같이 오래 있었던 적이 있어요. 저는 그런 게 좋았어요.


이정은 학우
저희 과는 실습시간이 있어서 옥상 위에 올라가서 측량도 하는데 햇볕이 되게 뜨거워요. 그렇게 힘들 때 오히려 이광수의 모기춤 같은걸 추면서 놀기도 했어요.


현승민 학우
허물없이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는 음치라는 결함이 오히려 분위기도 띄울 수 있는 수단이 돼서 즐거워요.

 


8.
음치여도 몸치는 아닐 수 있고, 길치여도 기계치는 아닐 수 있다. 자신의 능력 중에 이것만큼은 자신 있다하는 것이 있나?


이규범 학우
하도 지도로 길을 찾다보니 이제 지도는 확실하게 잘 보게 됐어요. 문제는 지도는 잘 봐도 정작 오른쪽 왼쪽 구분이 가끔 안 되는 방향치라 고생할 때도 있다는 거죠.(웃음)


이정은 학우
저는 방을 꾸미는 걸 좋아해요. 원래는 미술을 하려고 했을 만큼, 손재주가 좋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현승민 학우
저는 음치여도 몸치는 아니에요. 이번에 MT를 갈 때 장기자랑 준비를 하는데 제가 먼저 춤을 보고 조원들한테 알려주는 역할을 맡았어요.

 


9.
마지막으로 자신과 같은 치를 안고 사는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규범 학우
크게 힘들어 할 필요는 없다고 해주고 싶어요. 요즘은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이 잘 나와서 길을 찾기도 쉬울 뿐더러, 굳이 이걸 자신의 단점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노력하면 길치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이정은 학우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잖아요? 누구나 하나쯤은 단점이 있을 텐데 기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몸치 파이팅!!


현승민 학우
저도 두 분과 같은 생각입니다. 이런 특성은 뗄레야 떼어낼 수 없는 거니까 인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마인드를 가져보세요. 노력해서 극복할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요.(웃음)



이지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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