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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등록일 2016년09월06일 19시03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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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사람은 반드시 죽게 된다는 것,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 속담이다. 20살에 벌써 삶을 돌아보며 죽음을 숙고하고 상상해 본 적이 드물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쉽게 물어보거나 편히 대답하기엔 너무나 신중해지는 이야기. 자신의 삶과 그 끝에 대한 종교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등 각기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다양한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삶의 낙()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이지 학우(유아교육과 1) 여행 다니면서 맛집 찾아다니는 게 삶의 낙이에요. 국내·외 다 좋아해서 방학엔 해외로도 많이 나가요. 이번 겨울엔 싱가포르에 가기로 했고요. 먹는 것 말고는 어른들 만나서 얘기 듣는 걸 좋아해요.

신찬솔 학우(건축전공 2) 저는 사람들을 만남으로써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게 낙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친구를 가지고 그 사랑을 받으면 제가 살아가는 의미가 있고 계속 그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느껴요.

이정애 학우(글로벌경영과 1) 아직 스무 살이라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한 가지 말해보자면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을 요리해서 사진도 찍고 가족들이랑 맛있게 먹는 게 낙이에요.

 
 

2.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김 학우 두 개 정도 있는데 세계여행이랑 제가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친구들과 사진 찍고 싶어요. 앨범으로 만들어서 내가 이렇게 살았다라는 의미로요.


신 학우
평생을 함께해도 후회하지 않을만한 배우자를 만나는 게 첫 번째 목표예요. 그리고 각 나라의 명물이나 거대하고 웅장한 자연을 보고 싶네요. 그 순간을 함께할 누군가가 있으면 더 좋겠어요. 세 번째는 제가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지으셨을 행복한 표정을 다시 짓게 해드리는 거예요.


이 학우
패러글라이딩이나 번지점프 같은 고난도의 익스트림 스포츠를 해보고 싶어요. 또 죽기 전에 제일 친한 친구랑 단 둘이 유럽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3.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물건이 있나요?


김 학우
두근두근 내 인생이라고 재밌게 읽었던 책이 있어요. 주인공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걸 다하는 내용이 너무 좋았어요. 제 인생을 바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그 책이 제일 생각나요.


신 학우
사진이요. 거울이 없거나 평소의 제 얼굴, 모습이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잖아요. 다른 사람과 함께한 사진이라면 가족사진이요. 다른 사람과의 사랑이나 마음은 없어져도 가족 간의 사랑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요.


이 학우
저도 가족사진인데, 제가 아직까지 가족사진이 없어요. 그래서 정말 행복하고 유쾌하게 찍은 가족사진을 액자로 만들어서 간직하고 싶어요. 내가 항상 이렇게 재밌었고 행복했었다는 걸 영원히 간직하고 싶거든요.

 
 

4. 삶과 죽음의 관계를 뭐라고 생각하나요?


김 학우
종교는 없지만 죽어서 다시 환생하여 삶이 계속 윤회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모습이지만 반복된다고 믿어요.


신 학우
삶은 만남이고 죽음은 이별이죠. 처음과 끝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뗄 수 없는 존재? 그 사이를 한 없이 늘릴 수야 있지만 언젠가는 도달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이 학우
삶과 죽음은 상관관계라고 생각해요. 새 생명이 태어나면 그만큼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는 거죠.

 
 

5. 자신의 묘비에 뭐라고 새기고 싶나요?


김 학우
그냥 이름만 새기지 않을까요? 만약 새긴다면 친구들이 써줬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들한테 저는 그냥 최고의 친구라고 기억에 남았으면 해서 묘비에도 이렇게 적혔으면 좋겠어요.


신 학우
다시 돌아온다.(웃음) 묘비 앞에 서면 마음이 무거워지잖아요. 재치 있는 말 같은 걸 새겨서 볼 때 무거운 마음 안 생겼으면 해요. 즐거운 마음으로 편하게 얘기하러 오듯이 왔으면 좋겠달까요. 뭘 제사까지 지내고 그래요. 그냥 같이 얘기나 하다 가죠.


이 학우
일단은 묘비 옆에 가족들이랑 찍은 액자를 놓고 묘비에는 다음 생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엄마, 아빠 큰 딸로 태어나고 싶고, 보고 싶다고 쓰고 싶어요.

 
 

6. 죽기 전,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는데 무슨 기억이 보일 것 같나요?


김 학우
작년 체대 입시를 준비할 때 친구들 실기장에 친구끼리 응원해주러 갔는데, 그 친구가 진심으로 고맙다고 제 이름을 따서 이지버프(*버프 :일시적 향상 효과의 의미) 받았다고 말해줘서 좋았어요. 수치스러웠던 것도 있어요. 전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고 했다가 한두 번 정도 매달렸던 기억인데, 지금 생각하면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후회해요.


신 학우
·고등학교 때 공부하지 말고 정말 열심히 마음껏 놀 걸 하고 후회한 게 생각날 것 같아요. 그리고 제일 행복했던 기억도 났으면 좋겠어요. 어렸을 때 길을 잃은 적이 있어요. 막 돌아다니다가 경찰서까지 가게 됐고, 불안해서 울고 있었는데 엄마가 찾으러 오셔서 안아줬을 때, 그 때 정말 행복했던 마음이 남아있어요. 그 때 기억은 안 없어져요.


이 학우
저도 행복했던 추억들이랑 소중한 친구들이 생각날 것 같아요. , 화목한 모습의 가족들이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7. 삶의 마지막 날 어떤 생각을 할 것 같나요?


김 학우
모든 사람들이 저한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친구들한테는 좋은 사람으로 남길 바라서 내가 죽으면 장례식장에 친구들이 다 와줄까? 내가 그렇게 잘 살았나?’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신 학우
어렵네요. 그래도 죽기 전이니까 행복한 생각만 할 듯 싶어요. 그리고 삶이 얼마 안 남았다고 느끼면 가족, 친구, 소중한 사람들 전부 대충 훑지 않고 차근히 한 명씩 이름을 불러 주고 싶어요. 그래야 행복하게 갈 것 같네요. 그리고 마지막을 함께 해주는 사람들한테 먼저 가서 놀고 있을 테니까 빨리 와서 괴롭히지 말고 천천히 오라고 말해서 걱정 끼치지 않을 거예요.


이 학우
내가 만약에 갑자기 곧 죽는다고 하면 행복한 생각 같은 건 아무것도 안 날거 같아요. 마치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처럼 아 죽는구나하고 스스로 받아들이는 생각.

 
 

8.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나요?


김 학우
저는 남자로 태어나서 연예인이 될 거예요. 연예인들 알게 모르게 데이트도 많이 하잖아요. 그런 생활을 즐겨보고 싶어요. 인생이 처음부터 끝까지 순탄치는 않겠지만 돈도 많고 예쁘고 멋지게 태어나서 재밌게 살고 싶어요.


신 학우
다시 태어날 기회가 생기면 당연히 인간이죠. 사람이 아니라면 바람이나 철새로 태어나고 싶어요. 둘 다 날 이끌어 줄 동료가 있고 여러 곳을 여행 다니면서 자유롭게 살 수 있잖아요.


이 학우
저 또한 사람이요. 일단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면 앞에서 말했듯이 저희 부모님 딸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지금 부모님 딸로 태어나서 너무 행복하거든요. 사람으로 못 태어난다면 말티즈요. 강아지는 버림받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사랑을 많이 받잖아요. 다시 태어나면 또 사랑받고 싶어요.



임정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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