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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예언

등록일 2016년11월02일 16시24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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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무라카미 하루키/문학사상
해변의 카프카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작품으로, 하루키는 출간 후 인터뷰에서 몇 번 읽어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와 재미, 그리고 깊은 뜻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 특히 해변의 카프카를 여러 번 읽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남겨놓은 상징들을 통한 새로운 의미를 찾아 카프카를, 작가이자 자기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란 것은 아닐까.


인간의 순수한 원틀

항상 1인칭 시점의 성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던 하루키가 본래의 틀을 벗고 새로운 형태의 주인공을 점찍었다. 주인공 카프카라는 15살 소년이다. 앞으로도 다른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고 아직 자아가 확립되지 않은 소년은 세상의 때가 묻지 않고, 부조리하지 않은 본래의 자신으로 통한다. 이에 하루키는 독자들에게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며 독자 여러분이기도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 외에도 소년의 미성숙함은 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그리스로마 신화의 영웅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할 것이다라는 신탁을 듣고 버려져 다른 인생을 살게 되지만 결국 그 예언대로 참혹한 운명을 맞고 만다.

카프카는 15살이 되기 전 가출해 도쿄에서 시코쿠의 다카마쓰로 향한다. 다카마쓰로 가는 휴게소에서 예쁘진 않지만 어딘가 편한 인상의 젊은 여자 사쿠라를 만나 동승하게 된다. 매일 시코쿠의 고무라 기념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던 카프카는 어느 날 피가 흥건한 채 숲 속에서 깨어나게 된다. 이 일로 사쿠라와 밤을 지새우고 사에키라는 도서관 관장의 어린 모습을 보게 되며 현실과 비현실의 공간을 넘나들게 된다.

카프카와 함께 주의 깊게 봐야할 또 한 명의 등장인물, 나카타 노인. 어릴 적 숲에서 불의의 사고로 지적장애인이 된 나카타 노인은 사고 후, 고양이와 이야기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그 능력으로 고양이 살해범 조니 워커와 만나게 되고 그의 부탁을 들어준 후 다카마쓰로 향하게 된다.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프카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처럼 자신이 정해진 운명에 가까워져 있음을 깨닫는다.


메타포적 경계

메타포적 성향이 강한 해변의 카프카는 제목에서부터 내용을 암시하는 경계(境界)로 가득하다. ‘해변은 육지와 바다의 경계, ‘카프카는 해석하면 옳고 그름또는 되나, 안 되나가 된다. 이 책에선 삶과 죽음, 선과 악, 어른과 아이, 남자와 여자, 의식과 무의식, 현실세계와 환상의 세계 등 상반된 두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삶의 모습, 또는 그 의미가 잘 드러나 있다.

우리는 피하려 할수록 가까워지고 의식하지 않으려 할수록 의식하게 되는, 양날의 검 같은 생활 속에서 결국은 정해진 운명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하루키는 카프카처럼 터프한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면 그 고단함 뒤에는 절망이 아닌 희망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듯 하다.



임정연 기자 tlqdnjs45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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