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들오들 매서운 바람이 몸 안 깊숙이 파고드는 겨울. 당신은 사랑하는 연인만 있다면 추위 느낄 새 없이 따뜻하겠지만 연인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오늘은 또 어디로 데려가 날 즐겁게 해줄까’ 기대에 부풀어 있는 연인을 가만 둘 순 없지 않나? 돈 없다고 시무룩해 있지 말고 특별한 곳 모른다고 기죽지 마라. 따뜻함과 연인의 마음, 둘 다 잡을 수 있는 핫 플레이스로 설레는 데이트 출발해보자.
텅장이라도 괜찮아, 저렴하게 데이트하기
첫 번째, 학교 도서관, 동네 도서관, 국립 도서관…. 도서관이라는 도서관 데이트는 다 해봤다 하는 커플들 여기 모여라. 도서관 데이트의 최고 장소는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서점과 북 카페, 도서관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분당선 정자역 근처에 위치한 이곳은 네이버 사옥 로비에 자리하고 있다. 1층 한 곳에는 라인 스토어와 카페가, 2층 한 곳에는 Special User Experience Box라고 하는 시력‧운동 장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네이버를 이용하는지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신분증과 출입권을 교환해 이용할 수 있는데 보통 도서관과 달리 희소가치가 있는 책도 많고 옆 사람과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친환경적인 디자인이 맘에 들어 찾는 연인도, 편안한 분위기를 즐기러 오는 연인도 자주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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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요즘 SNS에서 한창 떠들썩한 인형 뽑기. 남자 친구들은 인형 뽑느라 바쁘고 여자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인증샷 자랑하기 바쁘다. 그래서 준비한 인형 뽑기의 메카라 불리는 신촌역 짱 오락실. 지방이, 구데타마, 포켓몬, 무민…. 세상에 있는 인형들을 모두 모아 놓은 듯 넘쳐난다. 뽑기 능력에 따라 돈 쓰임새는 복불복이지만 단순히 재미로만 즐긴다면 스릴만점인 데이트가 될 것이다. 연인 둘 중 한 명은 끊고 자름이 확실해야 뒷감당이 가능하니 방문하기 전 인형 뽑기 예산을 정하는 것이 주머니 사정에 이로울 듯하다. 짱 오락실 안에는 각종 뽑기 기계뿐만 아니라 레이싱 게임, 철권 오락, 노래방, 야구장, 사격장까지 놀 거리가 엄청나다. 인형으로만 탕진하지 말고 여러 오락들까지 다양하게 즐기는 것은 어떨까.
세 번째, 요즘 대학로나 번화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낚시 카페, 심리 카페, 방탈출 카페 등 이색 카페들이 눈에 띤다. 그 중 가장 기자의 취향인 만화 카페 놀숲을 가져와 봤다. TV 속에서 봤던 그런 칙칙한 만화방이 아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덕분에 연인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 시절에 읽던 만화책을 연인과 바꿔 읽던지 토굴방에서 무릎베개 베고 누워 보던지 알콩달콩하기 좋은 곳이다. 다만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과도한 닭살 행각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놀숲은 원래는 한 시간에 2천4백 원이지만 소셜 커머스를 이용하면 한 시간에 단 돈 천원! 게다가 3시간에 음료까지 7천 원 안팎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똑똑하게 구매하자. 그리고 신흥‧잠실‧서현… 웬만한 곳에는 다 있으니 굳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돈 있으면 여기 좀 데려가, 조금 비싼 데이트하기
첫 번째, 영화, 맛집 탐방 이런 뻔한 데이트 이제 그만하고 싶다면 각종 뮤지엄 탐방은 어떨까? 홍대 트릭아이와 러브 뮤지엄이라면 아마 지루했던 데이트를 신세계로 인도해줄 것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홍대 트릭아이에서는 카메라와 신선한 표정 하나면 완벽하다. 만 5천 원의 입장권이 제값을 하려면 최소 사진 150장은 건져야 되지 않을까. 프로필 사진도 바꾸고 럽스타그램으로 등극하기 딱 좋다. 바로 옆 아이스 뮤지엄은 1+1! 차가운 얼음과 환상적인 불빛으로 핫하게 즐길 수 있다.
사랑과 성(性)을 주제로 꾸며진 러브 뮤지엄은 자신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은밀한 상상력을 표출할 수 있다. 여차하면 낯부끄러운 데이트가 될 수 있겠지만 오래된 연인 사이라면 이 정도 고수위는 아무것도 아닐 듯 싶다. 그래도 뭔가 창피하고 수줍다면 한 쪽에 마련된 러브 안경을 착용한 뒤 촬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격은 8천 원이며 이것 또한 소셜 커머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갔다가는 부끄러워 뛰쳐나올 수 있으니 미리 수위를 탐색하고 가자. 갓 시작한 수줍은 커플은 곤란하니 약 1년 뒤에 방문하는 걸로.
두 번째, 실제로 기자가 가고 싶어 가져온 욕심 가득한 잠실 팀랩월드, 거대한 규모의 디지털 미디어 테마파크다. 댄스 아트 뮤지엄과 런&플레이! 퓨처 파크라는 주제로 꾸며져 크리스탈 유니버스, 백도해도권, 스케치 아쿠아리움 등 신비로운 디지털 아트가 펼쳐진다. 각 스팟은 저마다의 환상적인 예술로 오감과 감성을 두드린다. 곳곳에 포토존이 있으니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몽환적인 사진 찍기에 완벽하다. 참고로 엄청난 용량의 사진이 기다릴 수 있으니 앨범 정리할 때 조금 버거울지도 모르겠다. 1인당 2만 원으로 커플은 도합 4만 원,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아깝지 않을 정도의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니 연인과 행복한 추억 남기고 오길 바란다.
세 번째, 곧 다가오는 성탄절을 반기는 축제 롯데월드 크리스마스 미라클은 벌써부터 커플들이 줄지어 찾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멀지 않은 곳의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와 서울랜드도 크리스마스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니 취향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이번 롯데월드 크리스마스 미라클의 하이라이트는 실내의 ‘미라클 산타 빌리지’와 야외의 나이트 쇼 ‘캐슬 오브 미라클’이다. 8m 높이의 산타와 트리 형상을 중심으로 파크 곳곳에서 사람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미라클 스노우맨’이 출몰한다. 또한, 매일 오후 7시 캐럴 메들리와 크리스마스 퍼레이드까지 그야말로 장관의 모습이 펼쳐진다.
최근 VR 후렌치 레볼루션을 새로 선보이기까지 했으니 커플들의 눈길 돌리기에 대성공한 듯 하다. 자유이용권이 비싸긴 하지만 할인 혜택이 많으니 큰 돈 들이지 않고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은진 기자 dms78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