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면 세월이 빨리 지나간다고 한다. 여러분의 중학교 학창시절을 기억해 보면 이해가 쉽다. 물리적인 시간으로 보면 동일한 1년이, 어른이 되어가면서 생각에 의한 시간은 그만큼 빠르게 느끼는 것이다. 지나간 일 년 동안 자신이 했던 일에 보람보다는 아쉬움을 느끼고 보다 더 잘 했으면 하는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그런 것이 없다면 그만큼 미래를 향한 발전이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인간사는 계속 발전을 거듭했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이기에 우리는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며 얼마나 자신이 발전했는가, 그리고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던가를 생각하게 된다. 곧 학기는 종료되고 기말고사로 지난 한 학기 동안에 학습한 자신을 평가하는 시간이 남아있을 뿐이다. 졸업을 앞둔 졸업예정자의 경우는 지금이야말로 대학생활 전체를 정리해 보고 또 취업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일 것임에 분명하다.
조금만 밖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지금의 우리나라의 상황은 예측을 불허하는 상태가 되었다.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과 측근의 몇 사람들은 자기가 할 본분을 잊어버린 채 사리사욕으로 국정 농단하였다고 한다. 나라 살림은 정상적인 궤도에서 벗어나 방향을 찾지 못하고 공백상태에서 표류하고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에 우리가 살면서 정의를 실천하려던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허탈감을 가져왔다.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이용하여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고 부의 축적이 행복이라고 착각한 결과가 아닐까.
나라의 살림은 정치인에게 맡기면 된다. 우리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그러한 본분을 다할 사람을 ‘선거’라는 제도를 통하여 선택해야 할 의무가 있다. 바르게 일할 사람을 뽑아주는 일도 우리 국민 모두의 본분임에 틀림없다. 아울러 특정인이 부정을 하려고 해도 부정할 수 없도록 잘 정비된 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본분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이다. 제도가 잘 만들어진 다음에는 그를 운영하는 정부의 사람들, 특히 고위직 사람들이 자기 본분을 제대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대학생들이 자신의 본분이 무엇이며 또 본분을 다 했을까 하는 것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한 번쯤 성찰해본다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대학생으로서의 본분은 무엇보다도 전공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추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사회에 나갔을 때 자신이 하는 일에 제 역할, 즉,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본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시민으로서의 도덕적 양심을 정착시키고 생활인으로 교양을 갖추는 것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의 국내외 여건을 생각하면 가까운 미래, 그리고 10년, 20년 뒤의 한국의 미래가 너무나 불확실하다. 젊은 청년들은 미래의 기둥이다. 지금 대학생인 젊은이야말로 마음을 다잡지 못한 채 방황하면 우리의 미래가 밝지 못할 것이다. 방황의 시간은 짧을수록 좋다.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사람들도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에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내일의 한국을 생각하여 본분을 다하는 자세가 지금 절실히 필요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