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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맺다

등록일 2017년01월09일 11시15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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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학보를 만들어가면서 호마다 빠지지 않고 느낀 점이 있다면, 바로 마무리를 잘 해내고 싶다는 것이다. 세번, 네번에 걸친 마감을 하는데도 평가회에서 미흡한 점이 수두룩하게 쏟아진다. 그래서 다음 호는 조금 더 노력해야지하며 다짐하지만 쉽지 않았다. 잘한 점보다 못한 점이 기억에 더 오래 남고, 후회와 미련은 기쁨과 만족을 가리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덧 신구학보사에서의 내 마지막이 될 호의 기사를 쓰고 있다. 신구학보의 마무리 단계인 평가회, 그야말로 마지막이 될 평가회를 마친다면 그 어느 때보다도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제작 후기의 첫 기사를 쓰던 때가 떠오른다. ‘주인 없는 빈 놀이터신구학보에서 제작 후기 코너가 첫발을 내디딘 기사이다. 새로운 코너의 첫 기사를 쓰게 된 부담감과 선배 기자들의 역할이 나를 비롯한 후배 기자들에게 넘어오던 시기상의 이유가 맞물려 나름 꽤나 공을 들여 썼던 것 같다. 이제 와 다시 읽어보니 못다 쓴 내용이 그려지는 것은 감출 수 없지마는. 그랬던 제작 후기로 학보사 활동을 마무리 지으려 하니 시원섭섭하다. 어쩌면 나는 이 기사를 후에 읽어보며 미흡한 점을 끄집어내고 뒤늦게 덧붙일 말을 생각해낼지도 모른다. 만족하는 마무리는 그래서 소중하고도 값지다. 미련을 갖고 떠나보낸 끝을 붙잡고 있는 것은 새롭게 다가온 시작과 만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는 무서운 일이기 때문이다. 부디 나 자신이 만족할 마무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무리는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하다. 선배 기자들에겐 끝을 맺는 이 시점이 후배 기자들에겐 바통을 이어받아 시작을 맺는 시점인 것처럼. 학보사는 늘 골머리를 앓게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소재에 대한 고민, 청탁의 어려움, 정도 높은 꼼꼼함의 필요성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은 혼자 안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기자들과 공유하며 나눠 들면 덜 무겁다. 이제는 짐을 나누어 들던 선배 기자들의 손이 사라지니 후배 기자들은 다시 무거워진 짐을 들고 달려야 한다. 부디 포기하지 말고 후배 기자에서 선배 기자가 되어 마무리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길 응원한다.

일의 끝 무렵에 서서 온전히 마무리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일의 시작으로 넘어가는 것은 물론 그 시작의 끝을 준비하는 것과 같다. 이 일의 마무리는 성과를 떠나 마땅히 경험으로 쌓이고 다음 일의 양분이 된다. 나에게 지금 일은 신구학보사 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이고, 다음 일은 졸업과 취업을 향하는 것이다. 기자로서 얻은 양분은 나에게 2016년을 보내게 해주었다. 이 양분이 새로 시작하는 2017년과 3학년, 취업준비생으로서 도약하려는 나에게 다시 한 번 든든한 흙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경아 기자 rlaruddk9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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