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민음사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는 그의 지독한 허무주의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책으로, 특히 ‘차라투스트라’라는 인물을 통해 초인을 강조하고 창조적인 인간이 될 것을 계속 요구한다. 초인은 어린아이와 비슷하여 도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끊임없는 호기심과 기존의 가치를 무너트리는 담대함을 가진 인간상을 말하는 것이다.「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가 쓴 서사시로 문학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차라투스트라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전달하는 사상서적에 가깝다. 따라서 상징적 비유와 문학적 수사가 뜻하는 바를 단번에 알아차리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책을 읽어 나가면서 단어의 의미 그대로가 아닌 니체가 말하고자 하는 상징성과 의미를 헤아리며 읽어나가기를 권한다.
극복해야 될 존재에 대하여
서른 살의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의 고향을 떠나 산에서 홀로 지내며 명상을 즐기는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심경의 변화로 산 아래 무지한 인간들에게 명상을 통해 얻은 지혜를 나누려고 산을 내려온다. 숲에서 내려오는 도중 인간을 불신하는 성자를 만나는데, 이 성자는 인간은 어리석기에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며 숲속에 남을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차라투스트라’는 인간들을 사랑하기에 지혜를 나누러 간다고 말하며 숲을 떠난다.
숲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로 간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을 향해 자신은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러 왔다고 선언한다. 또한 인간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며, 대지(大地)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차라투스트라는 계속해서 ‘신은 죽었다, 초인이 되어라’라고 외치지만 군중은 그를 비난하고 조롱한다. 그가 군중들에게 연설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차라투스트라는 인간 내면에 잠재된 사막을 깨닫게 되고 실망하며 다시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차라투스트라의 여정에서 니체는 인간은 극복해야 되는 존재임을 다시 알리고, 차라투스트라가 산을 내려가 고난과 역경을 통해 또 다른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자신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모습을 통해 스스로 삶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차라투스트라의 구성요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총 4부로 이뤄져 있다. 1부에는 군중들에게 신이 죽었음을 알리고 초인이 되는 과정에서 세 가지 변화를 소개한다. 변화는 낙타, 사자, 어린아이에 비유되어 어린아이의 망각과 창조적 정신에 대해서 찬양한다. 2부는 군중들에게 연설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만남에서의 상황에서 이뤄지는 대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기 극복에 대해서 말하기도 하며, 현재에 머물러 있는 대상과 사상에 대해서 비판한다. 3부에서는 영원회귀, 즉 결국 생(生)은 회귀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의 삶에 충실한 것을 주장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초인이 되지 못해 차라투스트라를 갈망하는 실패한 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러 이야기로 나눠진 4부는 완성 직전의 혼돈과 갈망, 그리고 희망으로 끝맺는다.
‘신은 죽었다’라고 외치는 이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단연 가장 유명한 문구는 ‘신은 죽었다’일 것이다. 니체는 신의 죽음을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가치를 상실시킴으로써 신의 존재가 대변하는 도덕적 가치, 사회적 규범의 몰락을 강조하고 인간의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니체는 전통적인 삶의 규칙을 따르기보다는 창조정신과 디오니소스적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유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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