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인공지능 vs 사람-이용국 교수(모바일IT전공)

등록일 2017년03월07일 16시21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이용국 교수(모바일IT전공)

이번 칼럼의 제목을 정하면서
, ‘사람 vs 인공지능인공지능 vs 사람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두 가지를 나열하여 표시할 때, 앞에 먼저 나오는 것이 뒤에 나오는 것보다 뭔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니까. 많은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인공지능 vs 사람으로 정했다. 이유는 뭘까?


작년 3월에 세계적인 주목을 끈 사건이 있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바로 세계적인 바둑 천재 이세돌과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바둑 대결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이세돌이 이길 것이라 예상했는데, 결과는 이세돌이 다섯 번의 대국 중에서 겨우 한 번을 이겨 알파고에게 1:4로 패했다. 컴퓨터관련 교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나로서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인공지능은 기계나 컴퓨터가 만들어낸 인공적인 지능인데 어떻게 바둑 천재를 이길 수 있을까? 사람들은 당시 세계 최강인 중국의 커제 혹은 한국의 최정상인 박정환이 알파고와 바둑을 두었으면 결과는 달라졌을 거라고 말하면서 충격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그런데 올해 1월 초에는 더 큰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알파고가 세계 최고수들과의 바둑에서 60전승을 거두었다는 내용이다. 국내 바둑랭킹 1위인 박정환 9, 중국 바둑랭킹 1위인 커제 9, 일본 바둑랭킹 1위인 이야마 유타 9단이 모두 알파고에게 패했다.


칼럼의 제목을 인공지능 vs 사람으로 정한 이유를 이해할 것이다. 서론이 참 길어졌는데,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기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인공 신경망(Neural Network)을 이용하여 이길 확률이 높은 경우의 수를 선별하여 계산하고, 다음 수를 두는 알고리즘에 불과하다. 사람의 뇌 구조 자체가 될 수 없는 알파고의 신경망이 어떻게 최고의 두뇌 스포츠인 바둑에서 세계 최고수들을 이길 수 있을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떤 기가 막힌 신의 한수에 맞먹는 특별한 방법론이나 알고리즘을 찾아 낸 것이 분명하다. 만약 이런 방법론이나 알고리즘을 금융, 의료, 공장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공지능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분야든 진출해서 지금까지 그 분야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을 쫓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정확히 몇 년 후에 어떤 영역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지는 모르지만, 바로 나와 여러분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과연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인공지능에게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정답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너무 싱거운 대답인가? 그런데 그것이 정답이다. 창의성을 발휘하여 새롭게 만들어 내는 일이라면 인공지능이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똑똑한 인공지능이라 하더라도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알고리즘에 따라 프로그램이 되어있어, 목적에 맞는 일만 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바로 창의성이 핵심이다. 그러나 창의성은 분야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발휘될 것이기 때문에,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창의성을 명확히 정의하기는 어렵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특집으로 다루는 인공지능과 일자리에 대한 내용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일자리를 인공지능에 빼앗기지 않을 궁극적 방법을 각자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똑똑해 지고 강력해지는 인공지능과의 일자리 싸움에서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이 러다이트라는 기계 파괴운동을 벌였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언젠가,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이 인공지능 파괴운동을 벌이지는 않을까? 기계 파괴운동이라면 커다란 쇠망치로 기계를 때려 부수는 장면이 떠오르겠지만, 인공지능 파괴운동이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천재수준의 세계적 해커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는 컴퓨터에 침입하여 프로그램을 파괴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중 삼중의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고, 만일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수 없이 많은 컴퓨터에서 동시에 실행된다면, 아무리 뛰어난 천재 해커라도 인공지능을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결국 사람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사람이 만들어낸 인공지능이 거꾸로 사람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상황을 상상해 본다. 바로 내가 인공지능이 지시한 일을 그대로 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본다. 인공지능의 노예가 되어버린 나. 두렵다.

이유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보도 여론 사람 교양 문화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