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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수단이 아닌 예의이다

등록일 2017년03월07일 18시26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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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원 기자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예절인 인사. 현대사회에 들어와 인사에 대한 중요성과 의미가 점차 퇴색하고 있다. ‘내가 먼저 인사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하면 받으려고만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서로 안면이 있는 경우에만 인사하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인사는 더욱 어색할뿐더러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 부자연스러운 입 꼬리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인사의 사전적 의미가 마주하거나 헤어질 때 예를 표함인데 가장 기본적인 예절이 왜 이렇게 어색하고 힘들까?


인사가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이유는 우리나라 사회적 구조에 문제가 있다. 갈수록 심각해져만 가는 계층 간의 갈등과 커져만 가는 권위주의가 사회를 수직적으로 만들어 간다. 수직적 사회에서는 누가 선배인지 누가 후배인지 따진다. 나이가 많은 선배는 무게를 잡으며 상대방을 하대하면 후배는 예의를 갖추며 깍듯이 인사를 한다. 이러한 상황은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가장 가까이 있는 대학교 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길을 가다가 선배가 지나가면 후배는 달려가서 안녕하세요라고 하고 계단에서 교수님이 내려오시 면 예의 바르게 큰 목소리로 인사한다. 이런 상황을 보면 인사가 기본예절이 아닌 오히려 선후배 구조를 부추기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가까운 곳에서부터 움직여야 한다. 작년에 우리 대 학교 비즈니스실무학부에서 안녕하세요 캠페인을 실시한 적이 있다. 이 캠페인은 신입생이 선배와 동기간에 친근함과 교정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목적으로 시행됐다. 이것을 접했을 때 선후배간의 위계질서가 조금이나마 사라질 수 있는 좋은 취지의 자발적인 캠페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회에서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청사 입구에서 스마일 운동으로 내가 먼저 인사해요캠페인을 진행 했다.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만 인사하는 경직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한다. 이 둘 다 아무것도 아 닐 수 있는 캠페인이지만 기존 인사문화를 바꾸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사회 곳곳에서 이런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수직적 인간관계로 정리되는 문화는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선배는 단지 나 이가 많아 무게를 잡으면서 군림하려 하고 후배 에게 인사를 받으려고만 한다. 이런 행동부터 바 꿔야 할 것이다. 인사는 아랫사람만이 윗사람에 게 하거나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받는 도구가 아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라는 마음가짐으로 친절하게 인사하면 인사에 대한 인식 이 조금씩 바뀔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상대방에게 기쁨을 주고 동시 에 나 자신은 따뜻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방법, 바 로 인사이다. 각박하고 냉랭한 현대사회에 살면 서 우리는 인사에 대해 너무 인색하다. 진정한 인사를 통해 선배는 후배를 따뜻하게 배려해주는 마음을, 후배는 선배에게 믿음직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름다운 선후배 관계이다. 오늘부터는 내가 따뜻한 인사를 먼저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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