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rbusa.com/news/view.asp?idx=8518&pageno=
몇 년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기획한 특집을 통해 한국의 비빔밥 광고가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의 전광판에 올랐다. 또 최근에는 미국인이 만든 한국식 소주 브랜드가 미국 내에서 출시되기도 했다. 국가의 이미지 홍보가 국가경쟁력이 되기도 하는 지금, 한식의 홍보를 통한 세계화는 한국을 세계로 알리는데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오래전부터 정부가 나서 한식을 홍보해왔지만, 아직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긴커녕 ‘두 유 노 김치?’라는 자조적인 농담마저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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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식
예전부터 세계화를 통해 알리려 한 한식은 전통 한식 위주의 음식들이었다. 타임스퀘어 광장 전광판을 통해 광고한 비빔밥부터 불고기, 김치, 떡볶이까지 전통 한식에서 유래한 음식들을 고급화해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우리나라의 전통 한식은 먹는 것이 곧 보약이라는 사상이 배어 영양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맛도 좋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접해온 음식이라 그 가치를 모를 뿐, 궁중 음식에서 유래한 고급스러운 음식들도 많다. 특히 김치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발효식품은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김치, 장, 젓갈을 응용해 만든 김치찌개 등 다양한 메뉴들도 풍부한 영양성분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발효식품을 만드는데 드는 시간과 정성도 음식을 먹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식의 고정관념
음식에 아무리 많은 정성이 들어가고 우리 입맛에 맞더라도 무조건 세계화에 성공하기엔 무리가 있다. 김치를 비롯한 발효식품들은 특유의 향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받아들이기 힘들고, 한국 음식에 자주 들어가는 조미료도 그 강한 맛이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 사람들이 건강한 식품을 찾아 한식을 먹으려 해도 선뜻 입에 대기 어렵다면 찾아 먹기 힘들다. 그나마 널리 알려진 비빔밥과 불고기도 비교적 고급스러운 음식이 아니라는 인식에 반해 준비에 드는 수고와 시간이 많은 편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는 슬로건을 걸고 많은 한국 요리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세계화에 도전했지만, 그 성과는 미미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맛의 세계화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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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음식이 곧 한식
일본이 롤에서부터 시작해 스시를 성공시키고, 멕시코가 타코를 성공시켰듯 맛있고 거부감 없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메뉴가 있다. 굳이 전통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도 익숙하고, 한국에 놀러 온 외국인들이 잊지 못하는 그 맛. 양념치킨, 삼겹살, 길거리 음식들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외식, 음식 문화에 빠질 수 없는 배달과 음주, ‘빨리빨리’를 대표하는 음식들이기도 하기에 한국의 문화와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으며 맛도 전통음식에 뒤지지 않는다.
한국의 맛을 찾기 위해 한식이라고 해서 전통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우리가 사랑하는 음식, 또 사랑받는 음식이 바로 한식이 아닐까. 한식을 찾는 외국인에게 ‘두 유 노 김치?’를 묻는 게 아닌 ‘치맥 콜?’을 당당하게 권할 수 있길 바란다.
조유동 기자 heystone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