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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의 두려움-함예진 학우(섬유의상코디과 1)

등록일 2017년06월28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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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나는 그림을 그린다거나 붙이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지만, 이런 것들을 굳이 학원에 가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없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앞으로의 진학에 대해 고민해봐도 내가 유일하게 재미있어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만들고 꾸미고 그리는 쪽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입시미술을 시작하기엔 이미 너무 늦은 것 같다고 판단되어 부모님께 미술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1년이 흘렀고 고3이 돼 수시 1차를 지원하는 기간이 됐다. 그때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추천받은 대학교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학교였고 통학 거리도 꽤 될 뿐만 아니라 별로 가고 싶지도 않은 학과였다. 그래서 내 성적보단 높지만, 혹시 모른다는 생각으로 내가 가고 싶은 대학 세 군데를 지원했다. 결과는 다 떨어졌고 수능까지 망쳐서 이제 이러다 진짜 대학을 못가고 재수하는 게 아닌가하는 이런저런 걱정과 불안감으로 인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었다. 하지만 수시 2차 때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신구대학교에 지원을 하였다. 대학교는 내가 스스로 결정해서 전문기술을 배우는 곳이므로 디자인과 관련된 섬유의상코디과에 지원을 했고 합격했다.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누구나 그러하듯 대학생활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했었다. 이러한 환상들이 이루어져 즐거운 대학생활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설렘을 느끼는 반면 내가 적응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들었다. 내가 직접 시간표 짜기, 동아리에 가입해 선배나 친구들과 친목다지기, 살 빼서 남자친구 사귀기 등 여러 로망들이 있었지만 이런 것들보다는 걱정이 더 컸다. 내 성격이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이 어려웠고 다른 사람들이 선뜻 나에게 말을 걸어도 긴장돼서 실수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들 때문에 의도치 않게 단답형으로 답할 때가 많았다. 이렇게 되다 보니 말을 이어가질 못해 서로 어색해지는 상황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사람들과 친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고 결국 친구를 못 사귀어 흔히들 말하는 아웃사이더 즉, ‘아싸가 될까 봐 걱정됐다. 또 요즘 SNS에 올라오는 똥군기처럼 우리 과 선배님들도 무서운 분들이라 군기를 잡지 않을까?’, ‘교수님들도 무서운 분들이신 거 아닐까?’ 하는 이런 저런 걱정들이 많았었는데 이런 것들이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입학하고 며칠 지난 후에 깨달았다. 같은 과 친구들이 먼저 말도 걸어주었고 서로 잘 통해서 편안한 분위기에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선배님들도 군기 없이 친절하게 대해 주셨고 교수님들도 친절하셨으며, 수업도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셔서 나 혼자 괜히 쓸데없이 너무 많은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가나 처음에는 걱정도 많고 적응하는 데 힘들어 막막하겠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내가 어디를 가든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지내다 보면 어느새 적응이 돼 새로운 곳이 원래 알고 있던 곳처럼 편안해질 것이다. 그러니 처음이라고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기대와 설렘을 갖고 열심히 임했으면 좋겠다.


함예진 학우(섬유의상코디과 1)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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