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조들은 계절별로 음양이 변하는 원리인 오행을 대입해 봄은 木, 여름은 火, 가을은 金, 겨울은 水로 나타냈다. 가을은 퍼져있던 양기를 수렴하고 음기가 자라기 시작한다고 생각하며, 열매를 맺는 시기였다. 즉, 모든 생명이 겨울을 대비해 에너지를 비축하는 때라고 할 수 있다.
예부터 가을을 상징하는 金은 만물의 기운을 수렴하는 상으로 표현돼왔다. 따라서 가을에 곡식을 차곡차곡 창고에 비축하듯 머릿속에 지식을 담아두기에 적절한 시기로 여겨져 ‘독서의 계절’이 됐다.
딱 최적화된 바로 그 날씨
가을 날씨는 주로 선선하다. 여름처럼 덥지도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 불쾌감이 적고 몸이 둔해질 일도 딱히 없다. 하늘이 높고 맑으며 기온과 습도도 적당해 실내·외 어디서든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최적의 자연조건이 성립됐다. 가을은 일반적으로 기온이 18~20도 사이고, 습도는 40~60% 정도의 쾌적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
특히 태양에서 오는 가시광선 중 파장이 짧은 파란색이 더 많이 전달돼 하늘이 더 파랗게 보이는 등 여러 가지 자연적 조건이 인간에게 독서를 통한 사색과 명상을 유도한다고도 한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걸? 마케팅 전략!
8월 31일,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도서관 빅데이터 플랫폼인 ‘도서관 정보나루’가 지난해 484개의 공공도서관 대출 데이터 약 4200만 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출량이 가장 적은 달은 9월, 11월, 10월 순이며, 대출량이 가장 많은 달은 1월과 8월이었다. 가을보다 실제로 사람들이 더 책을 많이 읽는 계절은 겨울과 여름인 셈이다. 이에 일부러 사람들이 가장 책을 안 읽는 계절인 가을에 책을 찾게 하려고 독서의 계절이라며 마케팅을 했다는 추측도 다분하다.
전국 독서문화행사 한가득
매년 가을이 되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풍성한 독서문화행사를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전주시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4회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7100여 건의 크고 작은 ‘독서의 달’ 행사가 펼쳐진다. 매번 색다른 주제로 열리는 ‘서울 북 페스티벌’을 구경할 수 있고, ‘독서콘퍼런스’ 및 ‘독서동아리 한마당’과 같은 독서 관련 학술·토론 행사도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전주에서는 독서문화진흥에 기여한 유공자를 발굴·포상하는 ‘제23회 독서문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이보다 더 많은 행사를 직접 참여하고 볼 수 있는 가을은 역시 독서의 계절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대학교도 가을은 독서의 계절
우리 대학교는 매년 재학생과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우촌독서대상 독후감 공모전’을 시행한다. 이 행사는 설립자 이종익 박사의 출판 정신을 계승하고 독서를 생활화하여 올바른 가치관을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인생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 독서가 중요하다는 막연한 생각을 벗어나,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독서 방법을 개발하고 평생 기억에 남을만한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시작됐다.
매년 실시하고 있으니 진득이 앉아 책 한 권 제대로 읽고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최아림 기자 carrier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