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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바가지요금 극성

등록일 2017년09월13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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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의 대표적인 계절 여름. 지난여름 동안 국내 여행을 다녀온 대부분 사람들이 공통으로 불만을 호소한 것이 있다. 바로 바가지요금이다. 매년 반복되는 바가지요금의 형태는 즐거워야 할 여행을 불쾌한 기억으로 퇴색시키고 있다. 계곡, 해수욕장 등 가릴 것 없이 나타나는 바가지요금, 그 실상이 어떠한지 살펴봤다.

여름에 어느 계곡으로 놀러 가면 밥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평상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 평상에 앉으려면 식사를 주문하거나 자릿세를 지급해야 한다. 계곡에 위치한 식당의 백숙 가격은 약 8만 원으로 유원지의 가격 거품을 생각하더라도 일반 음식점의 3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음식 가격과 별도로 자릿세도 내야 하는데 3~5만 원으로 그날마다 다르게 받는다.

또 다른 바가지요금 피해의 대표적인 피서지는 해수욕장이다. 부산의 한 해수욕장은 돗자리나 음료수를 시가로 판매하고 있다. 이런 점을 알고 미리 돗자리를 준비해도 또 다른 바가지요금이 있다. 역시나 자릿세다. 아무 데나 돗자리를 펼 수 없고, 해수욕장 상인에게 돈을 지급한 뒤 지정된 자리에 펼쳐야 한다. 그렇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자릿세를 징수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이 아니라면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쓸 수 있는 시설이나 장소에 자릿세를 받는 것은 위법이다. 자릿세를 내기 전 위법행위가 아닌지 알아보는 게 좋을 것이다.

숙박비용의 바가지요금도 빠질 수 없다. 국내 여행에서 이름난 곳 중 하나인 가평의 경우 평소 1박에 10만 원가량이었던 펜션 비용이 성수기가 되니 4~5배로 뛰어 50만 원에 근접한다. 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돈을 지급한 뒤 이용할 수밖에 없다. 부산 해운대도 마찬가지다. 평상시엔 1박 비용이 5만 원 정도인 모텔이 성수기가 되니 20만 원이 넘고 이마저도 한 달 전에 예약해 놔야 한다.

이런 불쾌한 상황으로 인해 여행객은 국내에서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보다 더 적은 경비에 여행이 가능한 중국, 태국, 베트남 등과 같은 동남아 국가와 저가항공의 확대로 항공료도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바가지요금의 문제를 내국인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겪는다는 점이다. 국내의 시장경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은 택시요금을 배로 받는 등 바가지요금에 더욱 취약하다. 낯선 땅에서 벌이는 상인들의 횡포는 결국 외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게 만든다. 결국, 휴가철 바가지요금은 국내 여행객만이 아닌 외국인 여행객들의 유입을 방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행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서로 바쁜 일정 가운데 시간을 맞춰 다녀오는 일상생활 속에 찾는 휴식이다. 즐거워야 할 여행이 성수기 바가지요금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결국 국내가 아닌 해외로 모두 떠나게 될 것이다. 매년 휴가철의 골칫거리인 바가지요금은 이제 정부가 나서서 말뿐만이 아닌 실질적인 규제를 내놓을 차례다.


김근원 기자 z1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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