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고생했던 신구학보 313호가 무사히 발행됐다. 10월과 11월을 합쳐 하나의 종이 신문이 발간되고, 엑스포와 백마대동제라는 큰 행사를 치른 이번 호는 더욱 신경 쓰였다. 축제와 시험이 연이어 있기에 다들 예민했던 호였다.
9월 중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신문 발행 후 서로의 기사에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잘한 점을 칭찬하는 자리를 가지며 ‘다음부터는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이번 호를 시작했다. 각자가 가져온 아이디어를 모아 최상의 주제와 코너를 정해 담당을 나눴다.
10월 초는 황금연휴라고 불렸던 길고 긴 추석 연휴였다. 어떤 이는 여행을 떠났고, 다른 이는 가족과 좋은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좋은 휴일에 기자인 우리는 틈틈이 기사를 써야만 했다. 연휴가 길었지만 짧은 것처럼 휙 하고 사라져버리고는 10월 중순이 찾아왔다.
10월 중순, 인터뷰 기사를 쓰기 위해 인터뷰를 했고 청탁원고를 받아 수정하며, 연휴 때문에 못했던 일을 하느라 두 배는 더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 학교의 큰 행사 중 하나인 엑스포와 축제가 다가오자 우리는 다시 머리를 모아 ‘어떤 기사를 써야 엑스포와 축제를 오래 추억하고 기억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엑스포와 축제 당일에는 수업 불참까지 감수해가며 신발에 땀 차도록 뛰어다녔다. 축제까지 무사히 끝내고 무거워진 몸을 이끌어 학보사로 돌아오니 지치고 힘듦에도 불구하고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최선을 다했다. 일을 끝마치고 시계를 보니 이미 대부분의 학우가 모두 집으로 돌아간 시간이었다.
신문방송국의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의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흘러갔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호가 가장 어려웠다. 정기자로서 처음 맞이하는 종이 신문에 시험 기간과 기사 마감 기간 등 바쁜 순간들이 겹쳐버려 더욱 버거웠다. 하지만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이렇게 고된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 같은 ‘외로움’이었다.
신문방송국의 기자로서 일하다 보면 신문방송국이 우리 대학의 기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신문방송국의 존재조차 모르는 학우도 많다. 이러한 생각이 성급한 일반화라 할 수 있겠지만 온라인 학보 조회 수, 학보 배포대에 남은 학보 수를 보다 보면 문득 느껴질 때가 있다. 아울러 인터뷰나 청탁받는 학우들조차 신문방송국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우리는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우리의 신문을 뜻깊게 읽어준다면 그것을 위해 달린다. 그렇지만 매 신문이 나올 때마다, 행사를 치를 때마다 섭섭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다니고 고생해도 우리는 “수고했다” 이 한마디를 서로에게 밖에 듣지 못한 탓일까? 하지만 오늘도 우리는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를 묵묵히 지킨다.
최아림 기자 carrier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