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가 끝나간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학이 찾아올 것이다. 각자 아르바이트나 여행을 계획하기도 했을 것이다. 각자 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나름대로 생각이 있겠지만 그래도 방학이 기쁜 가장 큰 이유는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쁘게 방학을 보내는 것도 물론 좋지만, 겨울인 만큼 집에서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훈훈한 방 안에서 따듯하게 보일러를 틀어두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한 쪽엔 간식을, 다른 쪽엔 만화책을 가득 쌓아두고 빈둥대는 것만큼 겨울에 어울리는 휴식이 또 있을까.
월동준비의 시작은 식량부터
집에서 안락하게 휴식을 즐기기 위한 대비, 첫 번째는 역시 간식이다. 겨울이면 생각나는 간식은 뭐니 뭐니 해도 귤이다. 바구니에 귤을 한가득 담아두고 하나씩 껍질을 까먹다 보면 손톱 밑이 노랗게 물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멈출 수 없는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두 번째 간식은 군고구마다. 갓 구운 고구마를 호호 불며 껍질을 까면 샛노란 속이 모습을 드러낸다. 뜨거운 속살을 한 입 크게 베어 물고 입안에서 식히다 보면 달콤함과 구수함에 속이 든든해질 것이다. 목이 멜 때 먹는 김치와 함께라면 한 개, 두 개 군고구마를 집어먹다 배가 불러 포만감에 뒹굴거릴 때까지 즐길 수 있다.
마지막은 겨울 간식, 호빵이다. 팥부터 야채, 피자, 치킨, 갖가지 맛의 호빵을 밥솥에 넣어두고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 먹어보자. 최근엔 다양한 모습의 캐릭터 호빵도 나와 맛뿐만 아니라 눈의 심심함도 함께 달래주는 건 덤이다.
본격적인 정주행의 시기
간식을 준비했으면 이불 안에서 즐길 재미난 취미 거리도 준비해보자. 우선, 겨울에 잔뜩 쌓아두기엔 만화책만 한 것이 없다. 괜히 한두 권 읽고 감질나지 않으려면 몇십 권으로 나온 시리즈물이 제격이다. 「식객」, 「심야식당」 같은 먹방 만화부터 「코난」, 「원피스」 같은 어마어마한 분량의 만화, 잔잔하게 힐링해 줄 「요츠바랑」 등 갖가지 장르의 만화 시리즈를 읽다 보면 언제 방학이 이만큼 지났는지 놀라게 될 것이다.
만화책에 흥미가 없다면 드라마와 영화도 좋다. 티비나 핸드폰, 태블릿으로 켜두기만 하면 자동 재생되니 누워서 자세를 바꿔가며 즐기기엔 이쪽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좀비물을 좋아한다면 미드 「워킹데드」를, 판타지 세계관에 빠져보고 싶다면 「왕좌의 게임」, 범죄 드라마인 「브레이킹 배드」와 셜록 홈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셜록」도 추천한다. 조금 더 취향을 타긴 하지만 영화 「양들의 침묵」 속 주인공이 나오는 「한니발」이나 공대생들의 시트콤 「빅뱅이론」도 몰아보기 좋다.
이불 속 게임 한 판
이불 속에서 조금 더 격한 취미를 즐기고 싶다면 게임을 하는 건 어떨까. 귀찮게 컴퓨터 앞이나 피시방까지 가지 않아도 좋다. 방바닥에서도 할 수 있는 충분히 재미나는 게임들이 많다. 핸드폰으로 잠깐씩 짧게 즐기는 게임도 좋고, 몰입해서 할 수 있는 게임도 있다. 핸드폰에서 전염병 주식회사를 받아보자. 하나의 전염병을 골라 전 세계를 감염시키기만 하면 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지만 간단하게도 즐길 수 있고, 오래 파고들며 플레이할 수 있어 방구석에서 하기 좋다.
취미에 좀 더 투자할 의향이 있다면 게임기를 하나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한국에 나온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는 휴대용 모드, 테이블 모드, 티비 모드의 3가지 방법으로 게임을 할 수 있고, 하나의 게임기로 여러 명이 플레이를 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마리오, 포켓몬 같은 인기 캐릭터도 만나볼 수 있고, 모드를 바꿔가며 이불 속, 침대나 소파 위 등 어느 곳에서도 어떤 자세로도 게임을 할 수 있다. 다른 취미에 비해 조금 비싼 가격이 흠이지만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 따듯한 방에서 게임을 하다 보면 추운 겨울도 후끈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조유동 기자 heystone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