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정 동문(유아교육과 87학번)
‘평생직장’이란 입사해 정년퇴직할 때까지 계속 근무하는 직장을 말한다. 많은 사람이 평생직장을 꿈꾸며 살아가지만, 그곳에서 행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직장 상사 및 동료와의 마찰, 급여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 자신이 바로 ‘그 일이 즐거운가?’의 여부이다. 많은 직장인이 업무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지금, 본인의 일에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며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이가 있다. 이번 신구학보 314호에서는 삼십여 년 간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진 박신정 동문(유아교육과 87학번)과 이야기를 나눴다.
박 동문께 드린 첫 질문은 바로 유아교육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였다.
“집안의 막내로 태어난 저는 동생이 없어서였는지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을 무척이나 좋아해 자연스레 유아교육과를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당시에는 유아교육과가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보다는 막연하게 ‘적성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한 직종에 오랫동안 종사한 사람들은 많은 경험과 사건을 겪는다. 유아 교사로 시작해서 어느덧 한 유치원의 원감으로 일하고 있는 박 동문이 자부심을 느끼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유아 교사로서 일하게 된 지 3년이 되던 해에 저는 새로운 유치원에서 근무하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열정적인 동료 교사들을 만났고 선의의 경쟁과 연구를 통해 유아 교사로 성장해 나갔습니다. 당시 제가 기대했던 사회적 지위와 자부심은 저 자신의 교육적 열정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알게 됐습니다.”
유아 교사로 매사를 열정적으로 보낸 박 동문에게도 위기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사립유치원에서 8년 동안 일했을 때였다.
“지금은 경력 교사가 우대받는 분위기가 정착됐지만, 그 당시만 해도 유치원 운영 문제로 고경력의 교사 채용은 망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저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감만큼 경력 또한 많아지면서 그 위기감은 피부로 느껴졌습니다. 주변 선배 교사들은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가 이직을 고민해봤지만, 직업에 대한 확신으로 임용고시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대학 졸업 후 8년 동안 현장에만 있다가 뒤늦게 준비하게 된 임용고시를 박 동문 자신의 직업에 대한 확신으로 이겨냈다. 박 동문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아이들에게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새해에 임용고시를 보면 공립유치원에서 교사로서의 삶이 20년째가 됩니다. 지난 28년 동안 제 곁에서 끊임없이 용기를 주는 아이들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금도 또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 속에 서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박 동문은 사회로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는 학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고 그 시간이 모여 세월이 됩니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기 전에는 자기 삶의 가치를 잘 알 수 없습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살아나갈 인생의 시작점에 서 있으며 가장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 열정을 다 바칠 수 있는 출발점에서 빛나고 있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김근원 기자 z101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