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동 교수(글로벌경영과)
찰스 도렌의 ‘지식의 역사(The History of Knowledge)’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데카르트로 이어지는 과학의 발전 산업혁명, 그리고 평등의 대두가 인류의 진보를 이루었다고 기록하였다. 그 과정은 인류의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하면서 지식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시기였다. 과학과 기술은 디지털 컴퓨터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컴퓨터에 대한 의존성도 심화시켰다. 컴퓨터는 반려 기계, 생각하는 기계, 언어의 채굴, 그리고 컴퓨터의 반란 등의 역사적인 흐름에 있다. 뉴턴과 데카르트 이후의 혁명적인 발전은 1차 산업혁명인 동력화, 2차 산업혁명인 기계화, 3차 산업혁명인 정보화,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인 지능화로 표현되고 있다.
제3차와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끈 컴퓨터는 1843년 베비지의 해석기관에 대한 ‘주석’과 1937년 엘런 튜링의 ‘계산 가능한 수에 관하여’를 발표하면서 개념이 확립되었다. 1945년 폰 노이만은 ‘EDVAC 보고서 초안’에서 프로그램 내장형 컴퓨터를 설명하였고, 배니버 부시가 개인용 컴퓨터에 관해 기술한 ‘우리 생각대로’를 발표하였다. 1950년 튜링이 인공 지능테스트를 설명하는 글을 발표하였고, 1952년 그레이스 호퍼가 최초의 컴퓨터 컴파일러를 개발하였다. 그 후 전자 데이터의 생성은 1971년 이메일, 1973년 공유 단말기,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설립으로 발전하였다. 스티브 잡스는 전자출판, 스프레드시트, 인터넷을 미래를 이끌 3대 발명이라 했다.
컴퓨터는 개인 컴퓨터 시대의 디지털화(PC), 인터넷 시대의 온라인화(WEB)에 의한 정보화, 그리고 모바일시대의 소셜화(SNS)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을 거치면서 우리 삶의 패러다임도 변화시키고 있다. 1991년 월드 와이드 웹 발표, 1993년 AOL의 인터넷 직접 접속, 그리고 1998년 구글의 탄생과 2001년 위키피디아 서비스가 빅데이터 시대를 열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되어 유통되는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빅데이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 모바일 장치와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면서 구글·네이버의 Portal 정보, 트위터·페이스북의 SNS 정보, 그리고 기업이 구축한 ERP정보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이렇게 생성된 정보는 실시간으로 분석되어 트렌드 분석, 마케팅 전략, 경영 의사결정 등에 활용되고 있다.
빅데이터는 조용히 우리 곁에 와서 모든 분야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초기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에서 내부 데이터는 자체 보유한 내부 파일 시스템,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 센서 등에서 정형화된 형태로 수집된다. 그렇지만 외부 데이터는 인터넷이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비정형화된 형태로 저장된다. 빅데이터 분석은 데이터의 크기, 데이터의 생성 속도, 데이터 종류 등을 종합하여 처리한다. 2000년대 데이터 마이닝은 값비싼 통계프로그램을 활용했지만 최근 빅데이터는 다양한 그래픽 기능과 텍스트마이닝을 지원하면서 무료인 R언어나 Phython을 활용한다. 처리된 결과는 정형화된 데이터나 비정형화된 데이터와 관계없이 사용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이나 그래프 등으로 표현한다.
초기 상거래에서 빅데이터는 바코드와 POS 시스템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재고관리나 자동주문 등의 경영관리에 활용하였다. 월마트는 소비자 행동에 대한 데이터로 소비 패턴을 분석하여 점포 운영에 반영하였다. 지금은 수많은 유통회사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홈페이지와 SNS 플랫폼을 구축하여 전자상거래를 하면서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획득한 거래 정보는 핵심상품 선정, 점포입지 전략과 고객관리 등의 경영 활동에 사용한다. 포스코는 철광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광산의 상황과 전 세계 선물거래소의 선물 가격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고객사의 수요 데이터와 판매가격 데이터를 조합하여 철광석의 구매시점과 구매 가격을 결정한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빅데이터는 모든 분야의 기초 인프라로 활용되고, 대부분의 유망한 직업도 이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 전문가는 사업과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집·가공하고 분석하여 정보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다. AI 전문가는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등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한다. 또한, 노동력에 의존하여 컴퓨터와 무관한 농업조차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팜으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스마트폰, 개인 단말기, 네트워크 등으로 농작물의 환경을 원격 제어하면서 빅데이터를 축적하여 사용한다. 그동안 수기로 작성했던 영농일지는 농업경영일지 시스템으로 대체되어 재배작물과 재배환경에 대한 지식을 체계화하고 있으며, 금전출납부와 경영보고서는 농업경영 장부 시스템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현재의 시대적인 변화와 기술의 진보에 대응하기 위하여 우리의 의식도 변화되어야 한다. 첫째, 수평적 확장인 복제와 수직적 확장인 혁신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개업은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수평적인 복제에 불과하지만 창업은 상상력, 창의성, 논리성, 실패를 인정하면서 탄생한 혁신의 결과이다. 둘째, 자원을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던 하드웨어의 시대가 지나고, 스마트시대는 아이디어를 서비스하는 소프트웨어의 시대이다. 애플이나 구글은 하나의 플랫폼에 전 세계를 묶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럽의 에스토니아는 모두에게 전자 시민권을 발행하여 사이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셋째, 노키아나 코닥같이 기술을 폐쇄한 경우 몰락하였고, R언어나 Phython 같이 기술을 개방한 경우 성장하였다. 그 이유는 소프트웨어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고부가 가치의 정보로 바꿀 때 더 많은 생산성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제4차 산업혁명과 빅데이터 시대에 서 있다. 빅데이터는 다양한 부문의 신기술들이 융합하면서 학문 간 경계와 산업간 경계도 무너뜨리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풍부한 기회를 이용하기 위하여 우리는 ‘능동적 학습’과 ‘체계적 분석능력’을 핵심역량으로 확보해야 한다. 각자가 능동적 학습으로 지식을 조합하는데 필요한 논리력을 축적하고, 체계적 분석으로 다양한 정보를 분석할 수 있을 때 변화하는 환경에서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