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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의 변질

등록일 2018년01월17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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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한 번쯤은 차별을 겪어보거나 지켜봤을 것이다. 성별, 나이, 학벌 등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은 차별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평등을 꿈꾸며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단체가 생기고 운동을 하는 등 다분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 좋은 의지로 시작했던 운동이 어느새 역차별을 만들며 또 다른 사회의 문제점을 만들었다.


대표적 차별인 남성과 여성과의 차별에서 그 문제가 대두된다. 예전 여성에 대한 비하 발언 중 하나였던 김치녀의 대항해 생긴, 남성 비하의 한남충으로 설명할 수 있다. 미러링이라 설명하는 이것은 여성이 예전부터 당해왔던 차별을 남성들에게 똑같이 돌려준다는 것이다. 단지 이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성적 모욕 및 성범죄마저 똑같이 미러링이라는 핑계로 포장해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얼마 전 호주 어린이 성폭력 사건이 그 예다.


호주의 어린이 시설에서 근무하는 여성이 아이에게 수면제를 탄 주스를 먹인 뒤 성범죄를 가한 것을 여성이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에 게시했다
. 아이에 대한 성폭력 사진과 근무지의 사진 등 사실성이 높아 단기간에 인기 글이 되고 널리 퍼졌다. 결국, 호주 당국에도 이 사실이 알려지게 돼 여성은 구속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여성이 속한 사이트의 회원들은 미러링이라 정당화하며 변호사 선임 모금을 진행해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다. 이런 역차별의 결과로 남성과 여성의 갈등은 깊어져만 가고 혐오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서로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게 됐다. 여성의 평등을 외치던 이 단체는 어느새 사회에서 암적인 존재가 돼 오히려 차별을 부각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펼치는 운동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 하지만 그 운동이 오히려 역차별을 발생시키고 나아가 결국 또 다른 차별을 만드는 것에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차별은 결국 사람들의 인식에서 나오듯 극단적인 방법으로는 잘못된 인식을 심는다. 여성의 평등을 외치던 여성운동은 그들의 일부로 인해 사람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으로 여겨보게 됐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나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성차별 속에서 남성과 여성의 평등에 대해 논란이 커진 것은 좋은 징조로 보인다
. 여성의 유리천장, 독박육아, 외모지상주의와 우리나라 남성의 강제입대, 여성과의 처벌 강도 차별 등 수많은 문제를 풀 실마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혔던 차별인 만큼 하나하나 차분하게 진정한 의미에서 평등을 만들어가야 한다.



김근원 기자
z1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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