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교수(치기공과)
어느 날 둘째 아이가 손가락을 부둥켜 잡으며 울면서 달려왔다. 방문에 손가락이 찍힌 것 같았다. 금세 손가락은 벌겋게 부어오르고 손톱에는 피멍이 들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나름 짐작은 되었지만 이를 진정시키고 안정을 취하게 했었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나니 손톱은 검게 변했고 또 시간이 흐르니 새 손톱이 자라나서 다시금 아픈 손톱을 대신하게 되었다.
우리 몸은 상처가나면 새살이 나오고 손톱도 다시금 나오는데 치아만큼은 정해진 숫자만 신에게서 부여받았다. 유치 20개와 영구치 32개(사랑니 포함)가 전부이다. 요즘은 흔하게 100세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그러면 100세까지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치아는 우리 몸의 건강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치아의 기능은 크게 3가지로 저작기능, 발음기능, 심미기능으로 나뉘는데 어느 것 하나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 중에도 우리 몸에 영양을 제대로 공급하기 위해서 음식물을 잘 씹는 기능인 저작기능은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즐기는 즐거움이야말로 얼마나 행복한 즐거움인가?
간혹 치아가 없으면 틀니를 하면 된다고 하는데 틀니는 자연치아의 1/30 정도만 기능을 한다. 치아가 없는 상황에서 차선의 방법일 뿐이다. 그만큼 불편하고 기능적인 부분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치아를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인간이 치아를 상실하는 큰 원인은 충치(치아우식증)와 풍치이다. 치아의 구조는 겉 표면은 법랑질이라는 아주 단단한 물질로 싸여있으며 그 안쪽으로 상아질이 존재하고 그 안쪽에는 신경과 혈관이 지나는 치수로 되어있다. 치아우식증을 일으키는 충치균은 연쇄상구균의 일종으로 스트렙토코크스 무탄스(Streptococus mutans) 세균이 주원인이며, 우리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이 세균이 당류 등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산에 의해 치아를 파괴시키면서 법랑질이 손상되고 상아질까지 침범했을 때 우리가 치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치주질환인 풍치는 바람이 든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잇몸 안에는 치조골이라는 뼈가 존재하고 그 치조골에 치아의 뿌리가 단단하게 고정이 되어있다. 하지만 치아를 지지해주는 조직이 세균에 의해서 염증이 생기고 치조골의 감소가 생기면 치아가 힘없이 빠져버리는 원인이 된다. 치조골은 한번 손실되면 다시 재생할 수 없으며 현재로서의 치료방법은 진행속도를 늦추는 방법밖에는 없다.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한 후에 치아 표면에 얇은 막이 끼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치태이다. 대부분 잇솔질로 제거가 되지만 잇솔질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사용하여서 치태를 말끔히 제거해 주어야 한다. 제거하지 못한 치태는 구강 내 칼슘, 인 등의 무기질이 침착되는 치석으로 진행하여 잇솔질로는 제거가 안 되고 스케일링을 통해서 제거해야 한다. 아무리 잇솔질을 잘한다고 해도 제거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을 해주어서 치주 건강을 지킬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구강 질병에 부정교합에 의한 교합이상, 턱관절 질환, 치열의 이상, 이갈이 등 다양한 형태의 질환이 있으니 그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과에도 질환에 따라 보철과, 보존과, 치주과, 교정과, 소아치과, 구강악안면외과, 구강내과, 구강방사선과로 구분되어 진료를 하고 있으니 내가 필요한 치료를 현명하게 받는 지혜도 필요하다. 예로부터 치아 건강이 오복(五福) 중에 하나라고 한다. 구강 안에 숨어있는 28개의 보석을 잘 관리 하면 건강하고 즐거운 100세 시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