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입시부터 고교 졸업자 수보다 대학입학 정원이 많아진다고 한다. 여기에 더하여 고등학교 졸업자가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비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금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어 많은 대학은 재정 압박과 함께 대학 존립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 교육부에서 대학 정원을 점차 줄여나간다고는 하지만 대학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대학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은 출산율 통계로도 잘 나타난다. 가임여성 1명당 출산율 통계를 보면 우리 대학 설립시기인 1974년은 3.77명, 그 이전은 4명을 넘었다. 이 수치는 매년 줄어 올해 신입생들이 태어난 1999년은 1.41명이었고, 작년은 역대 최저치인 1.05명을 기록했다.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매년 줄기만 하는 출산율이 우리 사회의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여기에 고령사회로 완전히 진입한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두 가지 어려움을 한꺼번에 겪고 있다.
늙어가는 대한민국을 보자. 전체 인구 5,160만 명을 가장 어린 사람부터 나이순으로 줄 세운다고 하면, 정 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은 42.6세다. 이 연령을 중위연령이라 하는데 우리 대학이 설립된 1974년은 19.2세였다. 전체 인구 중 정중앙에 해당하는 나이가 대학생 또래였는데 점점 높아져 1987년에는 25.4세, 2000년은 31.8세, 2018년은 42.6세로 높아지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신입생이 30대가 되는 2030년 전후에는 두 명 중 한 명이 50대 나이가 된다.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나라. 인구 구성 비율 변화는 우리 사회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생산 인구 감소로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불황으로 인한 저성장이 지속되어 기업은 더 긴축할 수밖에 없다. 고용환경은 점점 나빠지고 임금은 늘지 않는다. 일자리가 계속 줄어 청년들은 사회의 첫 출발부터 취업문에 가로막힌다. 늘어난 노년층이 청년층과 일자리 경쟁을 벌이기도 하여 세대갈등 조짐도 나타날 수 있다.
인구 구성 변화는 대학의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의 문제가 된다. 고령인구가 많아지면 청년세대는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고령사회는 노인보다 청년생활을 훨씬 더 열악하고 피폐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은 청년들의 미래를 더 어둡게 하고 있다. 일자리를 얻어 재정적으로 자립할 희망을 잃어가는 청년들에게 결혼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게 되었고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지속된다.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변화로 전통적인 가족이 해체되고 가족구성이 변화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가 기정사실화 되었고 공유경제 활성화 같은 현상은 이런 시대 변화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국제연합(UN)은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게 되면 고령사회, 20%를 초과하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65세 이상 고령 인구비율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선 고령사회다.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는 25%에 가까워져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완전한 초고령 사회가 된다. 올해 신입생들이 겪게 될 20년 후. 이들이 결혼, 출산, 그리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행복한 삶을 살게 할 국가적 책임은 막중하다. 20년 후의 미래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것이다. 청년들에게 밝은 미래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창업 지원을 포함하여 청년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현재 청년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취약계층으로 몰리고 있고 고령화와 저출산 대책에서도 소외되어 있는 느낌이다. 우리 대학도 인구구성과 함께 시대 흐름이 변한다는 전망을 잘 읽어 저출산과 고령화가 남길 미래 시스템 변화에 대비한 교육적 준비가 필요하다. 취약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희망을 주는 교육.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교육. 포기하지 않는 삶이 되도록 학생들을 격려해주는 교육. 졸업생들의 사회 정착에 힘쓰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우리 대학교는 일찍이 산학일체의 정신으로 실용교육을 지향하였다. 학생들은 면학에 힘써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실력을 키우고 미래 사회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희망적인 사실은 신구대학교의 가족적 분위기다. 구성원 모두가 합심하여 서로 돕는 분위기는 오랜 전통이었다. 대학 구성원 모두는 청춘의 절박한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이 시대 청년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위로해 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개개인이 실력을 향상하여 사회에 잘 정착하도록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인구 구성의 변화와 미래사회의 변화를 예측하며 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