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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이에 맞게 산다는 것-신지선 학우(치위생과 1)

등록일 2018년04월18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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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나이에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해야만 나이에 맞게 사는 것인가? 나이에 맞게 사는 건 무엇인가? 우린 왜 나이에 맞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런 질문을 들어보거나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넌 그 나이 먹고 이것도 못 하니?”, “넌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이런 걸 해?” 나이가 언제부터 우리가 하는 행동의 평가 기준이 되었는가. 8살 전에 한글을 깨우치고 구구단을 외우고, 중학교 2학년이 4개의 학원에 다니며 수능 공부를 하고, 19살엔 이름만 들어도 아는 대학교에 가기 위해 공부한다.

또래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못 하거나 해야 하는 것을 안 할 때 자신이 잘못된 길을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는 것은 절대 옳은 길이 아니다. 지금은 더 나이가 들었지만, 이 나이 때 이렇게 했더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그것이 옳고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며 따르고 있다. 이것이 정말 나이에 맞게 사는 것일까?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사이에서 왕따, 폭행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뉴스를 보면 우리는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어린 애들이 저런 짓을 한다고?” 심지어는 어리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말이다. 왜 행동의 잣대가 나이인 것일까. 나이가 어떻든 폭행은 해선 안 되는 것이고 나쁜 것이다. 그들은 어리다는 이유로 용서받는다. 나이를 빌미로 죄의식 없이 이런 일을 저지르는 그들에게 우리는 과연 나이에 맞게 사는 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생각이 성숙해진다고 한다. 생각도 나이가 들어간다. 자라면서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고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게 나이별로 해야 하는 생각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아니다. 왜 우리는 그 나잇대의 생각을 강요받는가.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보는 시각이 다른데 왜 생각은 비슷해야 하는 건가.

어른답지 못하다’, ‘20살 같지 않다이런 말들엔 암묵적으로 나이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포함되어 있다. 어른다운 건 무엇이고 20살 같지 않은 것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나잇값을 해라, 나이에 맞게 살아라. 이런 말들은 결국 공부해야지, 취직해야지, 결혼해야지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말들보다 꿈을 꾸고, 꿈을 이루라는 말을 해준다면 우리는 누구보다 나이에 맞게 잘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10대일 때는 20대가 엄청 큰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20살이 되고 나니까 다를 것 없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이렇게 무언가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이다. 지나간 일을 후회하고 현재를 즐겁게 살아가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기대하는, 나이가 들어가는 이 과정들이 나이에 맞게 사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나이에 맞게 산다는 게 압박으로, 무언의 협박으로 다가오는 지금, 살고 싶은 대로, 나이에 맞게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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